태권도 개혁이 가야할 길
김운용 총재의 우산론지난 30년간 태권도를 이끌어 온 소위 김운용 체제는 태권도의 외적인 발전에 모든 노력을 쏟았다. 이 체제가 야심적으로 추진한 사업들로는 국기원 건립과 태권도 조직의 통합, 세계연맹의 창설과 태권도의 세계적 보급, 그리고 각종 국제 경기대회에 태권도 종목 채택 등 이었으며, 그 노력의 최종적 결실로서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 이루어졌다.
참으로 짧은 세월동안 대단한 성취를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운용 총재의 노력과 공로는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자신의 리더십에 의한 태권도의 외형적 성장을 김운용 총재 자신은 특유의 우산론으로 항상 설명해 왔다.
태권도가 (총재 자신의) 외교적 노력에 의하여 국제 스포츠계에 우선 교두보를 마련하고, 그것을 우산으로 하여 그 아래에서 내실을 갖추는 작업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우산론의 일차적 의미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말의 맥락을 깊게 들여다 보면, 우산은 바로 그 자신의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운용이라는 국제 스포츠계의 거물의 그늘 아래서 태권도가 커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으로 김 총재는 태권도가 외적 성장에 비하여 그 내실이 항상 빈약하다는 비판에 대해 특유의 해답으로서 우산론을 항상 들고 나왔다. 이때 우산의 의미는 자신은 우산의 역할을 해주면 되는 것이고 태권도 내실의 작업은 태권도인들의 노력의 문제가 아니냐는 의미인 듯 하다.
이제는 김 총재의 우산을 접어야 한다
액면대로라면 별로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김운용 총재 자신이 태권도 경기의 공정성이나 규정의 기술적 문제, 품새를 연구하고 개발해 나가는 일, 도장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홍보 전략을 연구하는 그런 일까지 해 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 작업들은 태권도인들이 스스로 노력하고 연구하여 우산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우산이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고, 내리는 빗줄기를 막아주는 그런 우산으로서 해야할 역할만 해왔다면 왜 태권도인들이 그러한 내실 작업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데 있다. 이 우산은 한동안은 고맙게도 그런 역할들을 제대로 해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는 그런 역할보다는 앞을 걸어가는데 필요한 시야를 가리는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고 그 우산 속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기능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급기야는 그 우산 속에 들어 올 수 있는 사람을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로만 제한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은 태권도 우산의 변질은 태권도가 스스로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변화와 개선을 할 수 있는 생명력을 빼앗겨 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보라! 지금 그 우산의 바로 밑에서 태권도의 공록(公祿)을 먹으면서 살고 있는 자들이 하는 일들이 무엇인가를!
대한 태권도협회와 국기원은 왜 전 태권도인들이 열망하고 있는 태권도 성전 건립을 주동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가?
정부가 주춤한다면 전 태권도인들의 의지를 결속시켜 대정부 로비도 하고 대국민 홍보도 하고 그리고 태권도 성전 유치를 위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지자체들과 협력하여 지자체 예산과 민자유치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한다면 과연 태권도 성전 건립이 그렇게 불가능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성전건립으로 지방 구청의 전세를 살고 있는 구멍가게 같은 국기원의 헌집을 박차고 나와 태권도의 천도를 하는 기운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업이 한 개인의 이해 관계에 어긋난다고 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우산을 과감하게 접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대태협이 심사비를 챙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 태권도협회는 대한체육회 산하 그 어떤 경기단체보다도 법인화에 가장 먼저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협회다. 대태협이 하루빨리 법인화하여 경기 뿐만 아니라 전국 1만 도장의 보호와 진흥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고도 당연한 일인데, 이 일도 그 우산의 그늘 아래서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래도 이 우산을 쓰고 있어야 할 것인가?
대태협이 태권도 지도자, 도장, 지방 하위조직 등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내 태권도계의 명실상부한 최고 기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는 쟁의 조정기능과 규정 유권해석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태협은 지방협회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못 본 채 묵인만 하고 있다. 대태협이 심사비의 일부를 챙기고 있는 근거가 무엇인가? 도장을 위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대태협은 법인화를 신속히 추진하고 도장에 대한 보호, 관할권을 분명히 하여야 하며, 지방협회들이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행사하고 있는 수많은 권한행사들에 정당한 법적 근거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며, 그리고 지방협회와 개별 도장 또는 하위 조직들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분규, 쟁의들에 대해서 분명한 해결 기능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국 1만여 태권도장들의 시급한 문제인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 각종 행사 개발을 담당하여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의 원성의 주요인이 되고 있는 부실심사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심사권의 하위조직으로의 이양 등 제도와 구조 개선, 그리고 지방협회 심사관의 교육을 통한 심사 기준의 통일성과 객관성 제고에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계속 심사비를 챙기려면...
우산의 그늘 밑에서 자라온 곰팡이들을 태양빛으로 태워 죽여야 한다
국기원이 가야할 길을 더욱 멀다. 왜 국기원이 재단법인인가? 국기원이 운영하고 있는 엄청난 재단 기금이라도 있단 말인가? 그 기금의 운용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연구와 사업을 하는 것이 국기원 본연의 기능이란 말인가?
전혀 그렇지도 않는데 전국에서 들어오는 심사비로 연명해가면서 왜 재단법인인가? 국기원과 대태협 그리고 지방협회와의 사이에 어떤 법적 관계가 있는가? 국기원 정관 그 어디에도 국기원의 현재의 기능에 대한 법적 근거는 찾아 볼 수 없다. 국기원 이사는 누가 정하는가? 전체 태권도인들의 의사를 대의(代議)할 수 있는 장치는 아무 곳에도 없다.
그래서 국기원은 김운용 원장 개인의 사유물일 수도 있다. 지금처럼 아무도 그에게 태권도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면! 국기원이 무엇하는 곳인가? 태권도의 권위의 상징이다. 그렇다면 그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 권위는 기술과 이론, 교육의 권위가 그 곳을 원천으로 할 때 국기원이란 기관의 권위는 정당화 된다.
수많은 태권도 지도자들이 국기원으로부터의 권위 있는 지식에 목말라 하고있다. 이제 그 기다림의 시간이 하도 길어 희망은 이미 사라지고 원망과 절망의 깊이만 더해가고 있다. 이런 애타는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국기원은 오늘도 수입은 심사비로부터 그러나 지출은 한 개인을 중심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태권도 위에 씌어진 우산은 태권도를 오늘처럼 크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우산의 그늘 속에서 태권도는 한편으로는 허약하고 병들었다. 이제 우산을 벗고 당분간 눈이 부시더라도 태양과 마주하자.
우산의 그늘 밑에서 자라온 곰팡이들을 과감히 태양빛으로 태워 죽여야 한다. 그리고 밝은 새살들을 키워가야 한다. 그 곰팡이들의 악취가 싫어서 언덕 위에 저만치 떨어져 앉아서 시름겹게 태권도의 미래를 걱정하던 이들은 모두 내려와 곰팡이를 도려내는 일에 동참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신이 앉아 있는 그 언덕에도 곰팡이가 번져 갈 것이다, 그리 멀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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