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단증 '지도자 실명제' 떠들썩… 위법 소지 ‘쟁점’


KTA 요구가 수용되면 품단증에 소속 협회와 관장명이 표기 된다.
국기원 태권도 품·단증에 관장명 표기를 둘러싸고 태권도계가 떠들썩하다.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홍준표, KTA)는 산하 15개 시도협회와 ‘지도자 실명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승품단증 내에 소속협회, 체육관명, 관장명을 표기하기로 의결하고, 국기원에 시행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국내 최다 등록도장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시태권도협회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관장명 표기는 공정거래법 위배 소지가 다분하므로 법을 어기면서까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기에 최근 경희대태권도연합회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서울시태권도협회의 각 실무자가 지난달 28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 이하 공정위)를 방문해 ‘관장명 표기’에 대한 적법 여부에 대한 해석을 문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사안을 미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순수한 목적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무등록도장 심사 제한과 다른 지역 이동 심사 등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공정거래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공정거래법이 가장 경계하는 ‘담합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국기원 오대영 사무처장은 "공정위에서 위법성에 대한 확실한 해석을 내놓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관장명 표기로 인한 문제 소지가 있다고 했다"며 "국기원은 대한태권도협회가 시도협회와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을 때 시행여부를 결단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지도자 실명제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국시도태권도협회 전무이사협의회 박경환 회장(전남협회 전무이사)은 “서울시를 비롯해 반대하는 단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발끈하면서 “대한태권도협회에 정식 등록한 회원도장을 보호하고, 수련생들이 훗날 단증을 보고 자신의 스승이 누구인지 알게 하고자 추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관장명 표기는 일선 회원도장들의 요구에서 시작됐다. 이를 반대하는 서울시협회에 소속된 회원도장들도 과연 반대하는지가 의문이다”면서 “공정위도 사전적 해석을 할 수 없다고 한 만큼, 먼저 시행하고 향후 공정위에서 시정 조치가 내려지면 그 때 가서 개선하거나 법적 대응해도 되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15개 시도협회와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서울시태권도협회 측은 “15개 시도협회와 입장을 맞춰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 등으로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며 “공정거래법을 위배하면서까지 관장명을 표기할 수는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최다 대학동문도장으로 구성된 경희대태권도연합회(회장 김상종, 이하 경희연합)는 7일 국기원에 내용증명을 보내 관장명 표기에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관장명 표기는 한국에만 특혜를 주는 것으로, 국기원과 태권도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도자 실명제는 시도협회와 단체 간의 찬반이 혼잡하게 엇갈리고 있어 당분간 시행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관계 기관과 단체 간의 해결점 모색으로 중지를 모아 원만하게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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