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의 수박이야기] 수박의 구성과 특징
충북 진천군에서 지원하여 발행된 ‘국무논총 제2호(2002년)’에 수록되어있는 송창렬옹의 기예 중 일부이다. 정리자는 현, 경기도검도회 회장이신 검농 김재일 선생이시다.

사진외쪽 김재일 범사와 송준호 회장
국무논총(國武論叢) 제2호 ‘수박론(手搏論)’ - 수박 기능보유자 발굴에 즈음하여 김재일(대한검도회부회장)은 “최근 발굴한 송도수박은 내용적으로는 ‘바라춤과 무당춤’ 같은 것이 섞여있고, 때로는 태극권의 형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마치 군무, 무도와 무술, 무예가 미분화 된 하나의 종합적인 원형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원시무술의 원형을 보는 듯하여 매우 놀랐다”며 이 연구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무술도 발전을 거듭하여 최고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마치 무당의 춤과 같이 황홀하면서 신들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지는 무예, 즉 예술의 경지로 승화하여 볼거리가 되기도 한다. 본 연구의 동기가 된 송도수박 기능보유자의 시연은 바로 이런 부분이 뚜렷이 남아있었다.
개성(송도)에서 일본침략시대에 수벽을 목격한 오진환씨(개성시 남산동 출신)가 현재 서울에 살고 있다. 그를 통해 수벽에 대한 중요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수벽의 전통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가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현재 김해에 거주하고 있는 수벽 명인 송창렬 옹은 수벽의 원형을 지니고 있는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송창렬 옹의 수벽은 택견의 동작과는 현저히 다르다. 문자 그대로 무용총 벽화에서 엿 볼 수 있듯이 수벽의 의식적 원형과도 그 맥을 함께하고 있다.
일본 스즈카의 조선무용
수박은 상대를 붙들어 쥐고 치는 더티한 복싱과 일본식 스모에 가깝다. 아래는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전해준 무용으로써 스즈카란 곳에서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스모’의 특징적인 동작인 시코란과 같은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스모의 원류는 단지 일본서기의 기록을 빌리지 않더라도 수박에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붙들어 쥐고 치기도하고 차거나 넘어뜨린다.
견갑(어깨뼈가 있는 자리)을 돌려 등근육을 사용한다든지, 상대와의 공간을 활용하여 타격력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것들이 있다. 또, 발질시 상대를 끌어대며, 허벅을 차는것 등이 예라 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절구질을 중심위치에 두고 게걸음을 하며, 용쓰기라는 밀어붙이기식의 구도에 여타의 동작들이 필요에 따라 활용된다고 보면 적당하겠다. 좌수박, 입수박이란 용어가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수박의 용쓰기(조선후기의 그림)
수박은 ‘손으로 가슴치기, 팔굽으로 몸 부위치기, 상대의 어깨치기’ 등과 건들데기 같은 걸음걸이로 이루어져 있다.그러나 일반적인 무예종목의 품새와 같은 형(形)은 있지 않다. 연습하기 위해 짜여진 몇몇 틀에 제몸치기, 상대몸치기, 용쓰며 어깨치기 등이 전해지고 있다. 팔짱을 낀 채 상체를 숙였다 폈다하는 '절구질'에서 모든 것이 비롯됨을 유의하셨으면 한다.
수박의 본(本)으로 전해지는 것에는 위의 각 묶음들(제몸 칠 때 '이마에서 발바닥'의 순으로)이 박격(搏擊)적으로 볼 때는 얼핏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여부는 옛 사람들에겐 더욱 중요한 관심사였다는 것을 각각의 동작에 녹아있다.
이외에 몸짓거리, 장단치기, 일정부분 정형화 되어 있는 수박춤 등의 유희적, 무용적인 요소들이 위의 술기들과 맥을 함께하며 혼재되어 있는 것이다.
수박에는 무예적인 것 외에도 무용으로서의 수박춤과 유희적인 수박치기가 존재하며 무(武)로서의 그것은 수박, 무(舞)로서의 그것은 수박춤, 희(戱)로서의 그것은 수박치기로 각각 활용되게 된다.
무술로서의 동작들을 기본으로, 여러 무용적인 몸짓과 장단에 조화를 이루어지게끔 한 것이 대중문화로써의 수박춤이었다고 한다면, 항간의 손뼉치기는 아이들이 흉내 내었거나 교육적인 목적으로 가르쳤다는 것이 학계의 시각이다.
이러한 수박-수박춤-수박치기의 연관성 때문에 하나의 동작이 행위자의 개인적인 특성에 의해 보다 무술적 또는 무용적, 유희적 화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평가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좌수박에서 상대 발바닥치기
수박은 박수(拍手, 손뼉 또는 손뼉치기)를 일컫는 것으로서 사료(史料) 상에 수박을 수행하는 무인들이 '용력(勇力)' 혹은 '여력절인(旅力絶人)'이라 표현되어 있다.이러한 점을 미루어 상당한 근력과 지구력 같은 체력적인 것을 요하는 둔탁하고, 투박한 장사(將士, 체격과 힘이 크고 강한 사람)들의 몸짓 이었다.
그 특징은 접근전에서 잘 드러나는데 수박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선재 된다. 이는 ‘제몸치기-상대몸치기-용쓰며 어깨치기-손질이나 발질 기타 넘어뜨리는 씨름적인 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수련시에는 자기 손바닥이나 팔뚝 등으로 제 이마나 뺨, 어깨, 옆구리, 허벅, 발바닥 등을 치며 단련한다. 상대와 같이 연습을 할 때에는 같은 동작으로 게가 걷듯이 걸음하고, 서로 치며, 타격 시의 감각이나 거리에 익숙해지기 위한 독특한 연습방법도 전해지고 있다.
용쓰며 어깨치기란, 상대를 서로 밀어내며 소가 싸움을 하듯 힘과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여기에 밀거나 끌고 돌려대기, 치기등이 접목된다. 손 기술을 외우기 위한 방법으로서 “잡놈 지랄 떨지마”라는 두문자가 전해진다. 이는 조선말까지 전승되어 오던 민간의 ‘수투불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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