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국기원 사례, 억지로 짜 맞추다 끝나

11일 PD수첩에 방영된 국기원 관련 부분 캡처
MBC 대표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11일 밤 방송에서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주제로 방영했다. 앞서 태권도계는 국기원에 관한 내용이 일부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란한 빈 수레’였다. 반향을 일으키기에는 정곡을 찌르지 못했다.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현 이명박 정권이 대선 '공신'을 정부기관과 단체 등에 대표 또는 상임감사 등 요직에 인사한 내용을 고발했다. 그중에 국기원이 이사장과 일부 이사, 상임감사가 정부 측으로부터 내정된 사례를 소개했다. 국기원의 사례는 전체 방송에서 3분 내외에 불과했다.
방송을 앞두고 국기원 측 관계자는 대외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해 초조해 하는 모습이었다. 방송이 나간 12일 국기원은 전날의 불안한 모습과 전혀 대조적으로 편안 그 자체였다. 여유까지도 엿보였다. 한 관계자는 “하려면 제대로 하지, 그게 뭐냐”라며 관련 방송을 비하했다.
국기원 이종갑 홍보과장은 “방송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할 사항이 전혀 없다”라면서도 일부 내용 중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전달됐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사 후보 추천은 태권도 단체에서 하는 게 아니라 설립추진위원을 태권도 단체에서 추천하는 건데 제작진이 잘못 안 것 같다”며 “불법적인 이사 선임이라는 부분에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 국기원 김주훈 이사장과 이만재 이사, 오현득 상임감사 등은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것은 태권도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또한, 지난해 특수법인으로 전환 과정에서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부류 이사가 일부 선임된 것 역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PD수첩은 정부 낙하산 인사라는 큰 그림은 그렸지만, 국기원을 한 사례로 엮은 일부분은 일부 사실과 문제의 핵심 모두 벗어났다. 억지로 주제에 짜 맞추다 보니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기원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방송이 끝난 후 12일 오후 6시 기준, 156개 시청자의견 중 국기원에 관해 언급한 의견은 0건에 불과하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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