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WTF-국기원 이중급여 수령 논란··· 왜?

태권도 대표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과 국기원(원장 강원식)이 행정운영 난맥으로 특정인에게 이중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기원 이상헌 전략기획팀 담당관(처장 대우)은 현재 국기원에서 540여 만원과 WTF으로부터 300여 만원 이상을 급여 명목으로 매월 수령하고 있다. 한 곳도 아닌 두 곳에서 매월 840만원 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반 태권도 인들의 상식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게다가 현재 이상헌 담당관은 WTF에 근무하지도 않고 있으며, 국기원에서도 사실상 보직대기 상태로 별다른 업무를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상헌 담당관은 지난 2008년 WTF에서 근무태만 및 명예훼손으로 해고됐다. 이에 노동부와 지방법원에 부당해고에 대한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원고 이상헌 담당관이 3심까지 모두 승소했다.
이상헌 담당관은 WTF와 법적 소송이 진행되는 2009년 12월 국기원에 신설된 국제처장으로 입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고된 상태에다 소송중이라 WTF로부터 별도로 급여는 받지 않았다. 하지만 WTF 항소심까지 모두 승소하면서 해고 당시부터 밀린 급여를 모두 받게 됐다. 다만 국기원에 근무를 하고 있어 70% 이내만 수령하고 있다.
이상헌 담당관에 대한 법적소송을 담당한 WTF 김환표 사무차장은 “(법원 판결)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다는 법원 판결을 받아 패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절차상의 하자일 뿐이다”며 “(복직)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대만 건이 터지(양수춘 부정센서 실격패)면서 늦어지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이 계속 지출되고 있어 곧 처리할 것이다”고 구체적인 계획은 말을 아꼈다.
WTF는 이상헌 담당관과 관련한 소송으로 막대한 변호사비를 지출했다. 또한 근무도 안 하고 있는 사람에게 매월 불필요한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부당해고가 인정된 만큼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기 전까지는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 단체로부터 이중급여를 받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는 이상헌 담당관은 “정당하게 법적으로 받고(급여) 있다. WTF를 그만두고 싶어도 현재까지 복직(WTF)이 안 됐기 때문에 사표를 제출할 자격이 없는 상황이다”며 “하루빨리 WTF와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그런데 계속 기다려달라고 할 뿐이다”고 이중지급에 정당성과 주위반응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WTF는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국기원은 왜 이상헌 담당관에게 별다른 보직도 주지 않으면서 데리고 있을까. 이런 가운데 이상헌 담당관의 재계약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입사한 이 담당관은 이달로 1년 계약이 끝난다. 계속 근무를 하려면 1년 더 연장해야 한다. 정규직 전환은 내년 12월 이후에 가능하다.
국기원은 강원식 원장 취임과 특수법인으로 전환하면서 계약직 채용 규칙을 별도로 마련, 계약직 연장과 정규직 전환시 직급에 따라 프레젠테이션을 통과해야 한다. 이상헌 담당관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계약직 연장을 위해 지난 달 '국기원의 해외 사업 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 됐지만, 내부적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국기원에서도 이상헌 담당관의 거취가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문제를 종합해 본 결과, 이상헌 담당관이 양 단체로부터 급여를 받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전혀 없다. 도덕적 잣대를 대기도 현재로서는 모호하다. 다만 양 단체 모두가 사기업이 아닌 태권도를 위한 비영리단체라는 점에서 개인의 실리를 챙기기보다 대의를 위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른바 ‘이상헌 이중급여’ 논란을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WTF와 국기원도 사적감정과 이해관계를 뒤로하고 행정운영의 난맥을 바로 잡아야 한다. 지체될수록 불필요한 비용지출과 잡음만이 양산될 뿐이다. 2010년 한 해가 지기 전에 양 단체와 당사자 모두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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