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교본, 18년 만의 증보판에 ‘국기’를 지우다 (하)

이경명 소장
1987년 11월 30일 간행된 국기태권도교본이 ‘국기(國技)’를 지우고 그냥 태권도교본(2005) 이다. 국기원은 국기태권도교본(1987) 간행이후 18년 만에 증보판을 펴낸다. 책 이름은 ‘태권도교본’이며 영문표기는 ‘Taekwondo Textbook’이다.2005년 9월 5일 초판 1쇄의 엮은이는 국기원, 발행인은 이금재, 발행처는 오성출판사다. 하지만 책 표지에는 국기원으로 돼 있다. 이 교본은 2006년 2월 5일 재판 1쇄로 간행된다. ‘2006년 신판’이라 밝힌 이 교본의 발행처는 오성출판사, 발행인은 김중영이다. 그리고 2007년 4월 초판 2쇄, 2009년 5월 초판 3쇄로 명기돼 현재 전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교본은 국어과 영어 2개 어, 천연색의 사진과 양질의 종이 등 책의 꾸밈새는 품격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9장 태권도의 겨루기 편 일부는 흑백 사진으로 옛날 그대로다. 2006년 재판 1쇄 기록이 2007년도 삭제되고 여기서 간기(刊記·책을 펴낸 때와 곳)면의 판(版)의 기록사도 바뀐다.
책의 쪽수는 원본 책(700쪽)에 비해 789쪽으로 늘어났다. 왜냐면 국·영 2개 국어, 9장 경기규칙 및 해설 추가 등에 따라 쪽수가 늘어나다.
이 교본의 발간사에서 (재)국기원 원장 엄운규는 이렇게 말한다. “2004년 3월, 본인이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세계적인 태권도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태권도에 관한 기술 연구에 정진해 왔다. 그 결과의 하나로 18년 만에 ‘태권도 교본’을 한글과 영문 혼용으로 수정해 발간하게 되었다.”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조정원의 추천사에 “179개국에서 약 6천만 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으며(중략), 태권도는 한국이 세계에 준 선물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은 내년부터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를 개최하여 태권도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한다.
교본은 ‘국기태권도교본’(1987)의 오기(誤記), 오류(誤謬)를 바로잡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결과로 독자에게는 짜증이 가증되고 교본에 대한 신뢰감이 반감된다.
‘국기태권도’ 대통령의 휘호(박정희)는 왜 삭제했을까? ‘박 대통령 지우기’인가 아니면 국기원은 태권도가 ‘국기가 아니기’를 바라며그 역사적 기록을 스스로 지워 버렸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태권도인들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오기의 예로서, 가운데손가락은 북한의 표기법이고 우리나라에서는 ‘가운뎃손가락’으로 표기해야 옳다. 다른 하나는 3. 근세의 태권도 편에서 “현존하는 인물로 그 당시 택견을 배워 민속경기에 참여한 송덕기 옹의 증언에 의하면(생략)”은 “그 당시 택견을 배워 민속경기에 참여한 송덕기(1893~1987)는(생략)” 등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94세의 나이에 활개짓을 하고 있는 송덕기 옹
故 송덕기는 1987년 국기태권도교본이 나오기 전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대도 오기·오류가 무엇인지 모른 채 국기원 이름으로 판(版)이 계속되고 있다.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다. 교본의 간기면 앞쪽 면에 태권도 교본 제작에 참여한 지도위원(엄운규, 이종우, 송상근, 송봉섭) 제정위원단(9명), 편집위원(5명), 교정위원(박재욱, 임태희, 최치선, 김대현), 촬영(2명), 디자인(1명) 등 이름을 나열하고 있다.2장 태권도의 정신철학은 오늘날 전 세계태권도인의 보편적 정신철학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대목이 보인다. “한민족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서 태권도 정신을 확립·실천함으로써 이를 생활화하고 나아가 조국발전에 정신적 지주로 승화시켜 조국번영의 선봉이 되는 긍지 높은 태권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특히 편집위원, 교정위원에게는 18년만의 대역사적 작업이라는 홍보가 무색하다. 2007년, 2009년도 판에서도 수정보다는 아직도 많은 오기, 오류가 발견된다.
(특)국기원 원장 강원식은 ‘태권도 기술 용어집’ 발간에 즈음하여, “1973년 국기원이 설립된 이후, 태권도 교본을 1987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수정·보완한 바 있다. 하지만 기술 용어를 사용하는 태권도 현장에서는 아직도 소통의 문제가 대두되곤 한다”, “앞으로 국기원은 태권도의 원천기술과 이론 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무예의 원형을 정립함으로써 지구촌 태권도 가족에게 봉사하겠다”라고 적고 있다.
국기원은 전 세계태권도인의 태권도적 정신문화를 제고하고 태권도의 형이상학적·보편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세계중심의 세계태권도본부라 한다. 1987년 2월에 바뀐 태권도 기본용어가 다시 23년 만에 지난 8월 기술용어를 손질했다. 이에 따른 표제어를 참고하여 국기원 브랜드가치를 떨칠 수 있는 새로운 면모의 교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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