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성인 수련생이 말하는 성인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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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수련장에 성인 수련생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수련 중이다.
태권도장에는 어린 아이만 있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많지는 않지만, 찾아보면 조금은 있긴 하다. 종주국이라고 자부하기에 수련환경이 저변으로 확대되지 않은게 사실이다. 앞으로 태권도장 불황을 타개할 유일한 돌파구는 ‘성인 수련생 활성화’다. 하지만 마땅한 프로그램도 그렇다고 환경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태권도협회(KTA)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사설 도장 컨설턴트회사 등도 성인 수련생 활성화에 대한 방안을 깊게 연구하고 있다.
국내 최다 성인 수련생을 보유하고 있는 일산 김재훈태권도장을 찾았다. 1시간 넘게 진지한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련을 마치고 나온 성인들의 이마와 도복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다. 수련생은 대부분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인 수련생을 유치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성인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현재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은 성인 수련생을 만나 물었다. “왜 태권도를 수련하냐”고 말이다.

KTA 도장분과 위원들과 성인 수련 참여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 중인 송길호 씨.
증권사 간부인 송길호 씨는 ‘창헌류’ 때문에 태권도에 빠져 3년 넘게 수련 중이다. 그는 “정확한 자세로 창헌류 품새를 두 번 정도 하고 나면 땀이 비 오듯 하지만, 마음이 평온해지며 마치 세상을 다 가진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며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온갖 몸의 찌꺼기들이 한 순간에 날아가는 느낌이다. 이것이 내가 창헌류를 3년간이나 쉴 새 없이 연마해 온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복 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뭐라도 운동을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 작은 참여가 태권도 종주국인 대한민국의 성인 태권도 활성화를 위한 씨앗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새삼 사명감까지 느끼게 되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더 멋지게 태권도를 연마해야겠다고 까지 결심하니 태권도를 시작하고 2년 반이 흐르면서 내 인생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지현 씨는 “주부이자 여성에게 아직까지 태권도는 다소 생소한 운동으로 다가오겠지만, 그것은 단지 강한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태권도는 차분하면서 도도한 여성을 꿈꾸는, 새로운 목표에 대한 열정과 도전을 즐기는 여성들에게 너무나 권하고 싶은 운동이다” 말했다.
최효순 씨는 “지인 소개로 처음 시작했다. 이렇게 태권도를 열심히 할 줄 몰랐다. 3년째 수련 중이다. 처음에는 성인과는 거리가 먼 운동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진정 성인 운동이라 생각하며 매력에 푹 빠져있다”며 “1년쯤 지나면서 발차기와 품새를 수련하다보니 땀이 많이 배출되면서 살도 빠졌다. 요즘에는 다이어트보다 얼마만큼 품새를 정확하게 수련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변해가는 나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수련생들이 태권도 수련에 참여한 동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홍진영 씨는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던 제가 태권도에 빠지게 된 건 운동을 통해 스르레스 해소도 되고 그만큼 아이와 더 즐거운 시간을 가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며 “리드믹컬한 가운데 강함이 있고, 굉장히 역동적인 창헌류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품새임에 틀림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영례 씨는 “지인 소개로 부산에서 시작한 태권도가 벌써 횟수로 5년이 되었다. 처음 둘째 딸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전에도 성인이 더구나 아줌마가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것은 참으로 낯설게 느꼈다”며 “어색하고 창피한 마음은 잠시였다. 정확성을 요하는 품새는 급한 내 성격 때문에 힘들었지만, 발차기는 정말 신이 났고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보냈다. 벌써 3단이 되었다. 엉성하던 품새와 발차기가 나아지고 있다. 더욱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이제는 평생 해야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3년 이상 수련했다. 태권도를 시작하기 전에는 여느 성인들처럼 거부감이 조금씩 갖고 있었다. 시작하게 된 동기 역시 자발적인 참여보다 지인의 강력한 소개나 자녀를 따라 배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설과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나, 수련하면서 ‘프로그램’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직장에서 가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여과 없이 태권도를 통해 풀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좋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성인 수련생 활성화 방안에 대한 현장 조사를 위해 도장에 방문한 KTA 도장분과 위원들 역시 성인 수련생들의 목소리에 주의집중 했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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