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센서’ 경기 중엔 이상무,,, '실격패'는 왜?

대만 우승 기대주 발 센서 부정 출전 실격패 논란, 외교적 문제로 일파만파

양수춘이 실격패를 당한 후 울음을 터트렸다(상). 문제의 센서를 떼고 있다(하).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대회는 모두 끝났지만, 대만 선수의 실격패로 촉발된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태권도계는 물론 아시아 체육계를 넘어 ‘한국-대만’ 간의 외교적 문제로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대만 국민들은 자국 선수의 실격패와 관련 한국인이 개입되었다며 ‘태극기’를 찢는 등 과격한 반한 감정을 드러냈다.지난 17일 대회 첫날 열린 여자 -49KG급 예선에서 대만의 양수춘(25)은 베트남의 부티하오를 압도적인 기술로 9대0으로 앞서갔다. 우승 후보자다운 실력이었다. 월등한 실력차이로 2회전에 충분히 RSC승까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회전을 12초 남겨둔 상황에 대회 기술위원회는 경기를 중단했다. 양수춘이 대회규정에 어긋난 전자호구 ‘발 센서’를 착용했다며 ‘실격패’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양수춘은 실제 부정한 방법으로 경기에 출전했을까. 또한 경기를 치렀는가. 결론은 경기 중에는 이상이 없었다. 왜냐하면, 경기 전 최종 점검과정에서 양수춘이 착용한 발 센서 부위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발등과 발바닥에만 있어야할 센서가 발뒤꿈치 부위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고 곧바로 문제의 센서를 제거할 것을 지시했다. 세컨석에 내려간 양수춘은 뒤꿈치에 붙여진 센서를 제거했다. 주심은 뒤꿈치 센서가 제거된 것을 확인한 후에 경기를 시작했다.

대만 현지에 보도된 착용 전 후 경기장면 캡처
대회 기술위원회는 경기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양수춘의 부정 발 센서에 대한 징계처분을 두고 협의를 가졌다. 협의 결과 ‘실격패’ 처분이 내려졌다.비록 경기는 대회 규정에 준하는 센서를 착용했으나, 경기 전에 적발된 부정 센서 자체도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의도적 여부를 떠나 대회 관계자에게 적발되기 전까지 규정에 어긋난 제품을 착용한 것은 규정위반이 맞다는게 중론이다.
국제대회 경험도 많고, 전자호구 경험이 있는 선수가 대회에서 허용되지 않는 제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출전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의심의 여지 때문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실격패’를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사용된 전자호구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의 라저스트(LaJUST)사의 제품이다. 센서와 센서가 적정 강도 이상 접촉돼야 득점으로 인정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선수들의 몸통에는 득점부위에 센서가 부착된 호구를 착용하고, 상대 선수 호구에 가격에 득점을 올리기 위해 발 센서가 부착된 발보호대를 신는다. 이 과정에서 양수춘이 이번 대회에서 허용 안 되는 구제품을 착용하고 출전했다. 제품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양수춘이 착용한 발센서는 이미 2008년에 단종된 제품이다.
뒤꿈치 센서가 붙여진 제품 역시 라저스트사 제품이 맞다. 다만 예전 제품이다. 얼굴 까지 모두 인정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탈부착이 가능하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 제품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현재 사용 중인 발 센서에 비해 유효 득점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센서와 센서가 절대적으로 접촉돼야 하는 시스템을 감안 했을 때 센서가 많으면 당연히 득점률이 높아진다. 특히 뒤꿈치 부위에 있는 센서가 얼굴이 아닌 몸통부위에 정상적인 기술도 아닌데 득점이 인정될 수 있다.
이미 실격패로 끝나긴 했으나 이번 대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이슈라는 점에서 그냥 덮고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 이대순, ATU)과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도 이번 사안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해 추후 선수와 국가에 징계 여부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수춘의 비공인 발센서 착용 의도만 밝힌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전자호구 사전 검사는 검사대에서 1차, 경기 시작 전 기계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차 등으로 실시한다. 그렇다면 양수춘은 1차 검사 때 뒤꿈치에 센서를 붙이고 있었는가, 아니면 떼고 있었느냐가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 만약 떼고 있었다가, 경기장에 들어와서 몰래 붙였다면 명백한 고의적인 부정행위로 단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부정한 센서가 통용되는 현 전자호구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심판판정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전자호구가 편법으로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은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경과에 따라 선수단별 전자호구 편법 참여가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이번 양수춘 파문은 반드시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전자호구가 사용될 예정인 가운데 앞으로 이러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내에 발표 예정인 ATU와 WTF의 진상조사 결과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