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의한 면담을 위해 그렇게 싸웠나?"

허탈한 김운용 회장과의 면담
"우리가 이런 무성의한 면담을 위해 그렇게 싸웠나?"
김운용 회장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대표와 교수들의 표정은 허탈 그 자체였다.
학생들의 집단농성을 이끌었던 이동찬 경희대, 윤승훈 용인대, 김태형 경원대 태권도학과 학생회장 등 학생대표는 어제(25일) 경희대 전익기 교수, 용인대 양진방 · 류병관 교수와 함께 국기원에서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오후 2시 45분 경부터 약 25분간 진행된 면담은 그동안 김운용 회장에게 막연한 기대를 가졌던 학생대표와 교수들에게 허탈감만을 안겨주었다. 더욱이 김운용 회장 측은 오후 3시 10분경 사전 예고없이 "일이 있다"며 황급히 자리를 떠, 학생대표와 교수들의 화를 샀다.
학생들은 김운용 회장에게 왜 학생들이 집단농성을 벌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먼저 설명한 후 국가대표최종선발전 파행에 따른 앞으로의 대처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각 협회 구성원들의 혈연, 지연관계 타파에 대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새롭게 구성된 집행부 중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 문제가 있는 인사들이 있는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5·18 태권도대회에 국가대표최종전에 참가했던 심판이 또 다시 투입되었는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그러나 김운용 회장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나는 내가 할 일이 있고 밑에 사람은 밑에 사람으로서 할 일이 있다. 내가 지시했기 때문에 신임 전무이사가 알아서 잘 할 것이다"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박종석 신임 전무이사 또한 김운용 회장이 답변하기 껄끄러운 질문이 있으면 먼저 나서서 학생들에게 "나를 믿어 달라. 내가 모두 처리하겠다"를 연발하며 김운용 회장의 짐(?)을 덜어 주었다.
결국 학생대표들은 김운용 회장으로부터 기대했던 답변을 듣지 못하고 형식적인 답변만을 얻은 채 면담을 가졌던 김운용 총재실을 빠져나와야 했다.
면담이 끝난 후 이동찬 경희대 학생회장은 "무성의 한 면담에 정말 서운하고 섭섭하다. 도중에 일이 있다고 그냥 나가버리기도 하고..."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승훈 용인대 학생회장은 상기된 모습으로 "도대체 대화가 안된다. (김운용 회장 측과) 소개하고 악수하고, 우리가 실제로 면담한 시간은 불과 15분 정도였다"며 면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양진방 용인대 교수 또한 이번 면담에 대해 "구렁이 담 넘어가듯 김운용 회장은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이번 면담은 면담했다는 사실 외에는 수확이 전혀 없었다"고 평했다.
태권도학과 학생대표들과 김운용 회장과의 역사적인 이번 면담은 태권도계의 최고 자리에 있는 김운용 회장이 태권도계의 문제점을 타파하려는 최소한의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아쉬운 면담이었다.
한편 김운용 총재와 학생대표들과의 면담은 기자들의 출입을 금한 채 진행되었으며 김운용 회장 측은 기자들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KBS 김완수 기자는 "왜 사진도 못 찍게 하느냐"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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