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회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아쉬움이 남는 대회
일년 전부터 기획되었던 만큼 이번 대회는 별 무리 없이 진행이 순조로웠던 대회였다.
프로태권도가 전무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조직위원회의 준비가 그만큼 충실하게 준비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모든 일에 완벽이란 있을 수는 없는 법. 철저하게 준비된 와중에서도 몇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한 게임 3분 3회전 - 지루함의 주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크게 대두되었던 문제점은 다름 아닌 경기시간 이었다.
"물론 기술도 중요했지만 결국 체력에서 승부가 났습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 임치빈 선수의 말처럼 이번 대회는 그야말로 체력과의 싸움이었다. 결승전에서 KO로 진 박현곤(한국) 선수의 경우 임치빈 선수의 주먹에 링에 쓰러진 후 더 이상 지쳐서 못 일어나겠다는 듯한 표정이었고, 4강에서 아깝게 탈락한 일본의 Natta 선수 역시 "지쳐서" 라고 자신의 패배요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어슬렁거리기 일쑤였고, 스피드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보는 이들을 따분하게 만들었다. 태권도의 매력은 바로 화려한 발기술에 있다.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공격하는 현란한 발차기에 말로 태권도 최고의 기술이자 태권도만이 가지는 최대의 매력이다. 그러나 8강전 4게임의 초반 라운드를 제외하고는 발기술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말만 태권도 대회이지 마치 복싱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선 관중들 대부분의 반응 또한 태권도 경기를 보러 왔지 복싱경기를 보러온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유니폼의 쿠션 때문에 주먹 가격만 늘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 유니폼에 대한 문제도 거론이 되었다.
조직위원회 측에서는 "호구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기 때문에 없앴고, 대신 활동성이 좋으면서도 선수들의 타박상정도를 보호하기 위해서 갑옷을 고안했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갑옷은 활동성이라는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의 고안된 쿠션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를 남겼다.
한 참가선수의 코치는 "전세계적으로 격투기를 하는 선수들 치고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경기를 진행하는 게임은 없다. 태국의 무에타이만 하더라도 별다른 보호장비는 없다. 기껏 입는 것이 선수 트렁크 정도일 뿐"이라며 쿠션이 들어간 부분 때문에 발차기가 별 효과가 없어 오히려 주먹 가격이 더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는 관중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최하가 50,000원 이었던 대회 입장료는 대회가 열린 장소가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었고 또한 호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경기와 비교해볼 때 상당히 비싼 수준의 가격이었다. 일례로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실내 스포츠인 농구의 경우, 입장료는 6,000정도. 거의 8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우수선수 확보가 대회의 성공을 좌우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우수한 선수들을 확보하여 관중들에게 수준 있는 경기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경우 8명의 선수가 출전을 했지만 그중 2-3명은 순수하게 아마추어로서 태권도를 취미로 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결코 이번 대회가 수준 있는 태권도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태권도의 경기 시간문제, 유니폼 그리고 입장료의 경우는 조직위원회가 충분히 조절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우수한 선수의 확보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조직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승리를 위해서는 나름대로 전략이 필요하겠지만, 화려한 기술을 관중들에게 보여주는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사랑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장 큰 문제는 선수층이다.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경기라 아직은 화려한 기술을 선보일 만한 선수가 부족하다."며 "결국, 얼마나 우수한 선수를 확보하느냐가 이 대회의 성공여부를 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몇몇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 및 관중들은 "볼만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제 첫발을 내밀었는데 미숙한 점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한 20대 여성은 "지루하지도 않고 분위기도 좋고 재미있게 봤다." 며 "하지만, 좀더 과격하게 싸웠으면 좀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2000년을 눈앞에 두고 그 모습을 드러낸 프로태권도. 과연 2000년대에 새로운 인기스포츠로 부상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운 시도와 변화는 앞으로 태권도가 발전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리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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