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인이여, 높이 날자!

어느덧 시끄러웠던 2001년도 국가대표선발전이 막을 내린 지 1달이 되었다. 그동안 밀린 공부와 시험으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 때 그 일을 되돌이켜 보면 난 아직도 뭔가 답답함을 느낀다. 비록 이번 사태가 학생들의 승리로 끝났지만 말이다. 우리 학생들이 한 일에 대해 난 솔직히 그리 기쁘지만은 않다. 뭔가 시원하게 풀려야 할 것이 그대로 앙금이 되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나는 우리가 단체농성을 벌일 때까지 사태를 관망, 악화시킨 당시 집행부들의 행동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안이하게 대처했을까? 그렇게 학생들이 얘기하고 또 얘기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결국 "이런 것이 현실이구나"하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우리의 투쟁은 결코 순탄하지가 않았다. 2주간의 투쟁이라는 시간 중 가장 힘들었던 기간은 바로 농성을 벌인지 3일째와 4일째 되던 날이었다.
우리는 철야농성이 끝난 후 학생들간의 의견일치와 차후 농성을 위한 작업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하지만 그 기간 중 학생간의 의견 불일치는 점점 커져 갔으며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은 점점 작아만 보였다. 우리는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주변에서 같이 힘이 되어 주겠다는 학우들과 "우리들은 비겁해서 나설 수 없다"며 뒤편에서 힘이 되어준 익명의 제보자들, 용인대, 경원대 학교 학우들의 단합된 힘이 우리를 끝까지 지탱해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승리했다.
KBS에서 이번 대회의 파행적인 모습에 대해 방송했다. 파행적인 이번 국가대표선발전과 비리 내용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당시 "우리가 거의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제 공영방송을 탔으니 모든 것은 저절로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전 집행부는 엉터리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시간끌기 작전에 돌입했다. 쓴웃음이 나왔다. 치사한 모습이었다.
그런 전 집행부의 처사는 모든 학생들에게 거짓 약속과 같은 것이었고 진심으로 태권도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또 한번의 실수를 범한 꼴이었다.
집단 농성이 시작되면서 교수님과의 갈등도 많이 겪었다. 하지만 우리 역시 그 때마다 "우리는 바꿀 수 없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우리가 교수님들의 뜻대로 한 번 더 물러선다면 이는 그들에게 또 다시 무언가를 조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다.
우리는 교수님들의 여러 조언과 방향 제시를 따르지 않고, 학생들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우리 자신을 믿고, 따랐다. 모든 것이 우리 자유의지에 의해 움직였다.
어쩌면 그 당시 교수님들의 제안대로 따랐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일이 학생들의 진실한 마음이 담긴 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는 우리의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지금 새로운 집행부가 결정이 되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번 사태에 관련해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계속한다는 약속을 새 전무이사인 박종석 씨로부터 받아냈다.
우리는 그 말을 믿고 싶다. 아니 믿고 기다려야 한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믿지 못할 사회를 만들었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누구도 모른다. 우리 모두의 잘못일 것이다.

이번의 싸움은 학생들과 집행부와의 싸움이었지만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우리 태권도인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는 새 집행부의 올바른 업무 처리에 그 정당성의 여부가 판단될 것이다.
또 다시 우리의 바램이 무너지지 않도록 힘 써야 할 것이다. 차후에 또 이런 사건이 발생된다면 그 때는 학생들뿐만이 아닌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도자와 선수 그리고 학부모들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을 맞을 것이다.
태권도의 바로 서기를 위하여 새롭게 구성된 집행부는 현 사태 관련자의 빠른 징계, 집행부의 올바른 재구성 그리고 대한태권도협회 인터넷의 게시판 설치 등을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한국은 태권도의 종주국으로서 진정한 태권도를 가르치는 곳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종주국의 태권도가 더 이상 부끄러운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종주국 태권도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태권도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태권도인이여! 우리 모두 높이 날자.
높이 날아서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과 위상을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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