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우 칼럼] 한국 합기도 바로 알자 (최종회)

진성우 전무이사
60년 한국합기도의 세월을 ‘한국 합기도 바로 알자’라는 광범위한 주제의 칼럼으로 표현하기에는 저의 짧은 식견(識見)과 졸필(拙筆)로 부족하기에 관련자료와 대학연맹 소속대학 교수임원들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또한, 54개 합기도 법인단체들의 집행부들과 소속된 지도자들의 견해와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칼럼의 글들에 대해 많은 지적(指摘)들을 수용(受容) 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이러한 쓴 소리를 좋은 약으로 사용하는 겸손과 지혜를 만들어가는 현명함과 곪은 상처의 아픔을 참고 과감히 도려낼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한국합기도의 정체성은 어느 소수의 사람과 단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수련과정과 역사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하는 것이 옳고 남들이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착각의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수많은 단체와 조직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융화(融和)할 수 있는 소통의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하여 합기도인들을 대변하는 서로 다른 의견과 주장을 인정하는 여유로움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내 54개의 단체 대표자들이 소통할 수 없는 이유가 과연 몇 가지가 될까요? 거창하고 복잡한 어려운 수많은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절대 필요하지 않는 경쟁의식을 버리지 않고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겸손함이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땀에 젖은 도복을 입는 수련자의 자세와 예의를 버리지 않는 겸손의 마음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지도자들과 수련자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혜안(慧眼)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용기를 가져야합니다. 내가 하는 일도 아니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무관심으로 침묵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압력단체(pressure group)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합기도인들의 주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칼럼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용술
1. 한국합기도의 성립 시기한국합기도의 성립 시기는 1951년 최용술 선생이 도장을 개관해서 제자를 양성하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합기도라는 명칭사용과 함께 한국합기도의 기본 수련체계인 낙법, 발차기, 술기의 수련구분이 형성된 시기는 196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최용술이 합기도라는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술 또한 관절기의 술기만 수련하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최용술의 제자인 지한재(성무관1953), 김무홍(신무관1958)에 의하여 합기도라는 명칭사용과 발차기, 낙법, 각종 세분화된 종류의 술기들이 수련되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역별 특수성에 따라 최용술의 직계제자가 아니지만 각종 무술수련을 통하여 체득한 기술들을 보급하기 위해 도장을 개관한 지도자들도 합기도의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이후 최용술이 한국합기도의 최초 보급자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한국합기도의 성립 시기는 수련체계와 기술들이 많은 변화가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일본에서 합기유술을 전수받은 최용술이 1946년 귀국하여, 대구에서 서복섭씨와 처음으로 '대한합기유권술(大韓合氣柔拳術)‘이라는 명칭의 도장을 열게 되었다. 1951년을 시작으로 1960년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도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에 맞게 보급되는 과정에서 현재와 같은 한국합기도의 수련체계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한국합기도의 역사적 정체성
한국합기도의 역사적 정체성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것은 일본의 대동류유술과 아이키도에 대한 정확한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아이키도(合氣道,합기도)의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대동류유술과 다른 유파의 무술을 수련해서 새로운 형태의 무술을 창시하게 되었다”고 정확한 역사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합기도는 일본과 동명의 명칭을 사용하면서 역사적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즉, 일본에서 합기유술을 전수받은 최용술이 1946년 귀국하여 ‘대한합기유권술(大韓合氣柔拳術)’이라는 명칭의 도장을 열게 됐다. 1951년을 기점으로 1950년대 한국합기도의 성립시기를 재유입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화적 특수성이 포함되면서 일본의 아이키도와는 다른 형태의 기술과 수련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명이체의 현상을 보이면서 명확한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1950년대의 보급과 성립시기를 거쳐 일본의 대동류유술과 아이키도(合氣道)와 전혀 다른 한국의 독창적인 기술의 수련체계를 이루게 된다. 전국적으로 보급되어지기 시작한 1960년대를 역사적 정체성으로 명확히 내세워야 할 것이다.
3. 한국합기도 성립시기의 수련체계
한국합기도는 성립시기인 1950년대에 해방 후 6.25전쟁의 불안정적인 사회적 구조의 문화에서 강한 무예로 정착되어야 했다. 이러한 시대적 특수성과 한국 특유의 민족성 인하여 일본의 유술수련체계와는 전혀 다른 관절기와 유술기를 포함한 실전적인 수련체계를 이루게 되면서 시대의 변화에 아주 빠르게 적응하게 됐다. 또한, 군부대, 경찰, 실전 호신술로 활용되어지기 시작했으며 발차기와 각종 특수목적 수행을 위한 기술들이 포함되었다.
방어적 기술형태인 관절기와 유술기의 기술에서 공격적인 기술형태인 발차기(족술)와 각종 무기술(지팡이술, 단봉술, 부채술, 검술), 특수호신술(연행술, 포박술)등이 수련되기 시작됐다. 그러나 수많은 수련과정이 생겨나면서 기술의 통일성이 없어지고 지역적, 계열(관)에 따라 서로 다른 수련체계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지도하는 사범에 따라 서로 다른 기술과 용어가 혼용됐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수련체계와 용어는 서로 다르지만 같은 기술의 원리를 가지고 있는 특이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통일성이 없는 기술체계와 단일화된 대표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는 요인됐다. 하지만 한국합기도의 다양성과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게 하는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성립시기에 통일성이 없는 수련체계에서 유일한 통일성을 갖게 한 종목은 대련이다. 그 이유는 일정한 공간과 시간에 몇 가지의 규칙으로 자유롭게 수련의 정도를 표현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공정한 수련방법이었기 때문이다.
4. 한국합기도 역사의 정립
한국합기도의 역사적 정체성 부재는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방안은 성립시기와 보급과정에 대한 역사의 정립을 시작으로 한국합기도의 역사를 다시 세우는 연구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합기도의 정체성 확립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역사의 정립이다. 실제 관절기를 통한 술기의 수련체계가 이루어져 있던 1950년대를 시점을 시작으로 역사적 문헌과 명확한 자료에 통해 한국의 문화적 특성에 맞게 변화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야한다.

합기도 대회 장면
5. 경기화의 효과
한국합기도가 경기화의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과 효과로는 용어의 정리, 기술의 통일성, 표준화, 체계적인 수련체계 등을 기대 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들로 기술의 통합을 이루면서 단체 간의 통합을 기대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또한 통합 경기규정을 통하여 모든 단체의 특성을 초월한 공동참여 대회가 개최될 것 같다. 통일된 규칙과 통합된 조직을 구성하면서 무도산업, 미디어, 콘텐츠 등의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경기화를 통한 효과는 각 사업종목에 따라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6. 경기를 통한 기술의 변화
지도자와 선수들의 다양한 기술의 연구와 시도들은 경기규정에서 이루어지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경기규정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경기화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경기규정의 개정으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통한 기술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7. 경기화에 대한 문제점
경기화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무도성의 상실과 수련체계의 혼란 등은 계속적인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체계적인 기술체계와 교육제도를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중요 요인이 될 것이다. 한국합기도의 무도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들은 그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결과들은 경기화의 발전과정에서 연구과제가 되어야하며 그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시행함으로 현대사회에서 한국합기도의 무도성을 보존하며 경기화를 통하여 새롭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8. 한국합기도의 경기규정
경기규정들은 관, 계열, 협회를 초월하여 경기를 통한 통합의 기본 구조를 자연스럽게 형성하였고 세분화 된 종목의 구분과 보호장비의 의무화를 적용하면서 선수층의 증가와 경기의 안정성을 보완하여 한국합기도의 경기화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경기규정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무도성 상실과 기술체계의 혼란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규정 내에 제도화 된 심판원과 경기지도자들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9. 한국합기도의 발전방향
한국합기도의 문제점은 단체난립이며 개선방안으로는 통합단체를 구성하기위하여 명칭변경, 통합기구, 대한체육회 정가맹, 교육제도개선 등이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한국합기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경기를 통한 방법일 것이다. 한국합기도의 발전방향은 경기화의 필수조건인 표준화를 바탕으로 합기도 관련 단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통합단체가 필요하며 그 단체를 통하여 국민생활체육으로의 활성화, 대한체육회 정가맹, 전통무예진흥법의 종목선정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발전과정의 연장선에서 꼭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당면과제는 한국합기도의 명칭변경이다. 즉, 현재 합기도는 일본의 아이키도와는 동명이체와도 같은 형태로 발전되어 왔으며, 이미 한국화가 명확히 이루어져 있다. 더 이상 일본식 용어와 현재의 합기도에 대한 명칭에 의한 영리성추구로 인하여 전통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미 한국의 합기도는 60년 이상의 오랜 수련 전통을 가지고 있다. 합기도의 이러한 오랜 전통은 여타무도에 비하여 강한 경쟁력을 가진 전통무예이며, 전통무예문화로서 이미 한국인의 몸짓에 충분히 녹아 있는 신체문화이다. 그러나 현재의 합기도라는 명칭으로 인하여 전통무예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심각하게 재고되어야 하며 현재 합기도의 기술체계와 우리무예고유의 사상과 정신이 담긴 명칭으로 변경이 이루어져야 한다.
<ⓒ무카스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