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써놓고 일하겠습니다"
"사표를 써놓고 일하겠습니다"

어제(10일) 오후 4시 박종석 신임 대태협 전무이사가 세계태권도연맹(WTF) 사무총장실에서 지난 달 열린 2001년도 국가대표선발 최종전에서의 불공정 심판판정에 대항해 학생들의 시위를 주도한 경희대, 용인대, 경원대 태권도학과 학생회장들과 면담을 가졌다. 용인대 류병관, 양진방 교수와 경희대 전익기 교수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주)우성종합기 회장이기도 한 박종석 신임전무는 학생들에게 인사말을 건넨 후 "태권도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사업도 잠시 중단하고 이 자리에 섰다"며 "희생정신을 갖고 현 태권도의 문제를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이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오늘한다 내일한다고 생각 하지는 말아달라"며 "모든 먼지를 털어 내는 일은 하루이틀 걸리는 것이 아니다"며 학생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생과 교수들은 "새 집행부의 인사는 잘못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노출했다.
"수많은 태권도인이 박종석 신임전무이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 이번 사태 수습에 적극적이어서 잘 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문을 연 용인대 류병관 교수는 그러나 "이번 새 집행부 인사에 문제가 있다. 징계를 받아야 할 인사가 오히려 승진되었다"고 꼬집었다.
류 교수는 이어 "먼지 묻은 사람과 손잡고 일하면 (박 전무의) 의지가 자칫 이런 사람들에 의해 묻혀 버릴 수 있다"며 문제 있는 인사는 단호히 척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용인대의 양진방 교수도 "기술심의회 의장에 박종명 심판1분과 담당부의장이 선임되었다.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로 (박종명 씨는) 국가대표선발 최종전 파행 사태를 유발한 핵심계통에 있던 사람으로 원래는 징계 대상감"이라며 류 교수와 의견을 함께 했다.
박 전무이사는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피하며 "아직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하지만 (대한태권도협회에) 서울시협회 식구가 너무 많다. 50% 이상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며 "옳은 소리는 받아들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박 전무이사의 이러한 답변은 학생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승훈 용인대 태권도학과 학생회장은 박 전무에게 "솔직히 믿지 못하겠다. 지금 이 자리는 분명 김운용 회장과 함께 해야 할 자리여야 한다"며 "전에도 속도 지금도 속는 기분이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동찬 경희대 태권도학과 학생회장은 "엄운규 국기원 부원장이 중재한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하지만 태권도계의 원로인 엄 부원장은 약속을 지키지도 않고 우리 학생들을 피했다"며 "학생들이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끝으로 학생의 뜻을 전달한 김태형 경원대 태권도학과 학생회장은 "이제 믿고 싶다"며 "우리는 본업이 학생이다. 학생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어린 학생들의 뜻을 흘리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박 신임전무이사는 학생들과 교수들의 쓴 소리를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투명하고 깨끗하게 (대한태권도협회를) 이끌어 가겠다. 믿어 달라"고 학생과 교수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그는 이어 "이제 할 얘기가 있으면 협회에 와서 하라. 협회는 항상 열려 있다"며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한 투명한 행정을 통해 태권도를 개혁하겠다"고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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