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카스 태권 원정대-21] 센트럴파크의 알몸 3형제
![[무카스 태권 원정대-21] 센트럴파크의 알몸 3형제](https://mookas.com/webzine_img0/con_img/news_image/hsdfs1.gif)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에피소드이기에 독자여러분들께 늦게나마 전합니다. 권재화, 신재철, 이문성, 조시학, 허흥택 사범이 저희 원정대에게 준 뜻 깊은 선물인 뉴욕 투어 관광 중에 벌어진 일입니다. 뉴욕의 도심을 구경할 수 있게된 소중한 반나절을 저희는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뭐든 해당 지역의 관광명소를 제대로 보려면 자전거가 최고이니까요. 이기원 사진작가, 정대길 기자, 박정민 PD 이렇게 세 명이 미국 뉴욕 도심의 센트럴파크로 향했습니다. 물론 필요한 부대 비용은 개인 비상금을 각출했습니다.
신호등에 서 있는데, 피켓을 든 아름다운 백인 여자가 눈에 띠었습니다.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자전거 대여, 한 대당 15달러’라는 브로슈어가 저희의 이목을 끌었죠. 총 세 명이면 45달러였습니다. 저희에게는 디스카운트가 필요했습니다. 곧장 흥정에 들어갔죠. ‘20달러’를 외쳤습니다. 성공했습니다. 아주 기분 좋은 출발이었습니다. 허인욱 전문위원은 자전거 대신 사진촬영을 선택했습니다. 센트럴 파크의 아름다운 자연을 손수 담겠다는 의지였죠.
남은 독수리 3형제는 각자 자전거를 타고 센트럴파크로 돌진했습니다.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50분, 어떻게 해서든 센트럴파크를 한 바퀴 돌고 투어버스에 타야만했습니다. 페달을 밟았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밟았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온이 35도를 훌쩍 넘고 있다는 것 아시죠? 다행히 습하지는 않아서 그늘에 가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자연을 느꼈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한 10여분 페달을 밟았습니다. 조금씩 양쪽 다리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세 명 모두 청바지를 입고 있었던 터라,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죠. 때마침 저희를 향해 웃통을 벗은 아저씨와 젊은 청년들이 눈에 띠었습니다. 너무도 편해 보였습니다. 짧은 반바지에 선그라스를 낀 그들은 ‘운동하는 뉴요커’들이었습니다. 샘이 났습니다. 저희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우연찮게 또 다시 저희 앞으로 동양인 청년 두 명이서 웃통을 벗고 러닝을 하며 지나갔습니다. 그때 생각했죠. 우리도 할 수 있겠구나. 한국에서 온 저희지만 이들과 무언가 동화될 수 있는 한 가지를 찾은 것입니다.

20여분이 남아 핸드폰 사진으로 인증샷 한장
제가 먼저 윗옷을 벗었습니다. 옷을 벗자 하얀 속살이 드러났죠. 그러자 뒤에 있던 이기원 작가가 따라 벗었습니다. 박정민 PD까지 웃통을 벗고 나자, 부끄러움은 온데간데 없어져 버렸습니다. 저희는 샘솟는 남성스러움을 과시하며 청바지 역시 무릎 위로 5번을 말아 올려 반바지로 변신시켰습니다. 선그라스만 빼면 저희도 뉴요커스러웠습니다. 출발!
저희 세 명은 엄청난 속도로 또 페달을 밟았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저희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뭔가 달랐습니다. 바로 세 명 모두 한 회사의 자전거였고,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뉴요커답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병도 없고 급조한 티가 너무 났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20여분이 지났습니다. 저희가 출발한 시간이 오후 3시였습니다. 자유 관광시간은 1시간이었죠. 3시 55분까지는 탑승하라는 미모의 여성가이드의 안내가 떠올랐습니다. 자전거 대여하는 시간 10분을 빼면 벌써 40분이 지났습니다. 그때, 이 작가가 말했습니다. “우리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예요?” 페달 돌리는데 정신이 없던 저는 시계를 보았습니다. 4시 40분이었습니다. 15분이 남았던 것이죠. 그래서 저는 “걱정마, 15분이나 남았는데 천천히 가자”고 아주 느긋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박 PD가 말했습니다. “여기 위치가 어디예요. 우리 너무 멀리 왔어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입니다.
저희 셋은 이구동성으로 외쳤습니다. “큰일 났다.” 저희가 아무리 페달을 돌려도 30분 동안 온 거리를 15분 만에 간다는 것은 말이 안됐습니다. 게다가 자전거 반납까지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았습니다. 무리한 하체 운동으로 허벅지를 감싸고 있던 청바지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온 몸에 땀이 비가 내리듯이 쏟아졌습니다.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습니다. “에이, 허인욱 위원이랑 사진이나 찍을 껄”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첩첩산중이었습니다. 시간은 가는데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밟은 끝에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박 PD가 보이지 않더군요. 순위권에서 밀려난 것입니다(웃음). 저도 살아야 했기에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5분이 남았습니다. 관광 버스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놓였습니다. 박 PD도 막판 전력을 다해 합류했습니다. 세 명의 얼굴은 만신창이가 되어있었습니다. 잽싸게 자전거를 반납한 저희는 관광버스를 향해 뛰었습니다. 출발 10분전까지라는 제한은 이미 지났고, 4시 정각까지는 20여초가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자유시간 시작 전에 여행 가이드가 “탑승 시간을 어기는 손님을 위해 여러분들이 피해를 볼 수 없어 4시 정각에 출발할 것입니다. 만약 승차하지 못한 손님들께서는 가까운 전철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던 안내방송이 저희를 또다시 압박했습니다. 돈이라도 있었다면, 배짱 좀 부렸겠지만, 저희에겐 주머니 속 20여 달러가 전부였습니다. 혹 버스에 오르지 못한다면 그 먼 거리를 걸어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악착같이 뛰어 버스에 올랐습니다. 여성 가이드가 저희를 죽일 듯이 노려보더군요. 마치 “1초라도 늦었으면 그냥 갔다, 너희들”이라고 말하고 있는듯 했습니다. 아주 짧은 자전거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현재 저희 원정대는 포틀랜드의 신재균 회장을 만난 뒤 로스엔젤레스에서의 인터뷰를 위해 떠났습니다.
현지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원정대 기사 업로드가 늦어진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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