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태권도와 혈관의 탄력성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우리 몸 속에서 혈액을 순환시키는 모든 메카니즘도 여기에 적용된다. 근육이 자꾸 움직여 혈관의 탄력적 움직임을 도우면 혈액순환이 훨씬 명확해 지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근육이 전혀 없는 사람, 비만한 사람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혈액순환이 원만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혈관과 근육사이에 지방이 끼면 근육이 주물러 주는 밀킹작용 대신 스폰지 역할을 해서 혈액순환에 장애 아닌 장애를 받게 된다.

결국 어떤 명약의 효력도 혈액순환에 있어 이러한 근육의 역할에 미치지 못한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고 앉았다 섰다하는 동작들은 동시에 혈관을 수축하고 이완하게 하여 피의 흐름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반면에 약물은 일시적으로 혈관을 이완시키거나 아니면 혈액 안의 고형성분들을 유동적으로 하여 인위적으로 혈류의 흐름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결코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지는 못한다.

쉽게 혈전같은 핏속의 기름 덩어리들이 용해되고 제거된다면 혈액의 흐름이 훨씬 쉬워질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혈액의 점성보다 근본적으로 혈관과 근육의 상호작용 그리고 나아가서는 혈관의 탄력성이다.

태권도가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말할 수 있는 세 번째 이유가 바로 혈관의 탄력성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흔히 환절기와 추운 날씨에 혈관계통 즉, 순환기 계통질환의 사망자들이 급증하는 것은 바로 혈관 탄력성 부족 때문이다. 쉽게 고무호스와 딱딱한 플라스틱호스의 경우로 설명할 수 있다.

고무호스는 신축성이 있다. 따라서 수압이 강해지더라도 견뎌 낼 수 있는 탄력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플라스틱 호스는 압력이 세지면 호스 자체에서 이 압력을 전부 수용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결국 터지거나 수도관에서 빠지게 되는 것이다. 혈관도 마찬가지다. 딱딱한 경화증에 걸려 있는 혈관 속으로의 피의 흐름보다 탄력있고 유연한 혈관 속으로의 피의 흐름이 훨씬 원활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혈관이든 고무호스든 탄력성이 있으려면 신축력이 강해야 하고 그것은 자체 내에서 운동력을 포함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운동을 하면 가만히 있을 때보다 몇 배 이상의 압력과 혈류량이 혈관에 가해지게 된다.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혈압의 갑작스런 상승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있지만 운동처럼 우리 몸 전체의 메카니즘이 혈류량과 혈압을 올리는 것에 대비하게 하고 서서히 강도를 높여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런 압력과 많은 혈류량에 스스로 견딜 수 있도록 해 준다. 태권도는 준비운동부터 기본동작, 품새, 겨루기 등으로 운동량과 강도를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과학적 운동이다.

전체적으로도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순환기 계통을 강화하는데 있어서 최상의 운동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운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우리 몸의 피는 대부분(약 85% 이상)이 뇌와 각종 장기들에 몰려있게 된다.

그러다가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 이런 부분들에 있던 피들이 골격근으로 몰리게 되고 자연히 심장에서 이를 순환시켜주는 일도 점차 빨라져 혈류량과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최대로 하는 운동의 경우에는 뇌로 가야하는 일정량의 혈액을 제외한 거의 85%에서 90%까지의 모든 혈액이 골격근으로 몰리게 되고 순환과 압력이 극도로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극한 상황의 최대 운동보다는 최대 강도의 70-85% 정도의 운동이 순환기 계통의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보다 권장되고 있는 것은 역시 몸 전체의 메카니즘이 서서히 적응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몸이 적응되어 견딜 수 있거나 선수들의 경우에는 최대 운동자체가 무리가 되지는 않다. 태권도는 기본적 수련의 구성 자체가 말초혈관을 사용하게 하고 서서히 운동의 강도가 높아지며 신체적인 모든 메카니즘이 동원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혈관계 강화 운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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