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무카스 태권 원정대-20] 원로 사범들의 아주 특별한 선물


우선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26일(월) 허흥택, 27일(화) 조시학, 28일(수) 권재화 29일(목) 이문성, 30일(금)황광성, 그리고 포틀랜드로 출발. 이상은 무카스 태권 원정대의 대력적인 뉴욕 인터뷰 일정이었습니다. 저희들에게 여유란 없었습니다. 항상 바쁘고 무언가를 해야만 했죠. 주변에서 “쉬면서 해, 그러다 죽어”라는 걱정 어린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왔으면 관광도 좀하고 그래야지 무슨 일만하냐는 핀잔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곧 죽어도 이 스케줄을 소화해야한다며 주위의 호의적인 회유와 권유에도 아랑곳 않았습니다.

무카스가 만난 원로 사범들의 모습(이문성, 허흥택 회장의 사진 없음)



하루하루를 그렇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수요일 저녁, 허흥택 대뉴욕지구태권도협회 회장이 목요일 오전에 뉴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관광 코스를 준비했다며, 스케줄을 비워 놓으라고 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원정대는 오전 스케줄을 오후로 미루고 목요일 아침, 뉴욕을 향해 떠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비가 주룩 주룩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들떠있었죠.

허 회장이 이른 아침부터 저희 원정대가 행여 투어 버스에 오르지 못할까 걱정이 되었는지, 마중을 나와 주었습니다. 계속 짐만 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저희는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랐고, 자유의 여신상에 입을 맞춘 저희 원정대는 뉴욕의 정취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서로 사진도 찍어 주면서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모든 투어 일정이 끝나고, 저녁 취재 일정을 시작하려던 찰나, 허 회장의 한 마디가 저희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원정대 힘 내라고 동부 지역의 사범들이 마음을 조금 모았네.” 처음엔 어떤 말인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되물었습니다. “마음이라면, 어떤...” 알고보니, 한국에서 온 원정대의 활동 소식을 아시고, 원로 사범님들께서 자신들의 사비를 털어 뉴욕 구경을 시켜주었던 것입니다. 여태까지 이들 태권도 원로 및 중진들이 미국에 뿌리를 내리면서도 단 한번도 한국에서 온 누군가를 위해 자신들의 정성을 모은 적이 없었던 그들이었기에 놀라움은 컸습니다. 허 회장도 “뉴욕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원로 사범들이 자발적으로 타인을 위해 자신들의 성의를 직접 보인 적은 처음이네”라고 하셨을 정도였죠. 가슴이 찡했습니다. 정작 당신들도 어려운 생활일 것임이 분명한데, 너무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권재화, 신재철, 조시학, 이문성, 허흥택’ 사범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가겠습니다. 물론 원정대가 만난 다른 사범님들의 배려와 관심들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었지만, 제가 부지런하지 못한 까닭에 지면으로 다 표현하지 못한점 죄송합니다.

여기에 조시학 사범이 저희 원정대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또 하나 더해 주었습니다. 바로 미국 52개주 별 로 다른 모양을 한 25센트 동전을 모아 원정대 개인에게 준 것이죠. 동전 묶음이 담겨 있는 하얀색깔의 봉투에는 개인의 이름이 쓰여진 편지가 있었습니다. 조 사범님은 우리 원정대 모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공통적인 말이 “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의미 있는 선물이 또 추억이 되기를 바랍니다”였습니다. 조 사범님의 사모님께서는 건강이 좋지 않아, 한시도 자리를 뜰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희가 떠나는 금요일 아침, 사모님과 같이 차를 타고 오셔서 직접 이 선물을 주셨습니다. 저희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 그저 감사하다고, 건강하시라는 말만 전해야했습니다. 조 사범님 말씀대로 훗날 저희들의 손자, 손녀에게도 이 동전을 보여주면서 미국의 각 주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할 따름입니다.

힘든 여정 속에서도 사범님들의 따듯함과 정성어린 손길 덕분에 저희 원정대는 미국 아이오와, 맴피스, 뉴욜리언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애틀란타, 필라델피아, 뉴욕을 거쳐 서부의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 등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차(렌터카)를 타고서 말이죠. 원정대의 무사귀환을 위한 행운들은 바로 사범님들의 ‘정’ 때문에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9일차는 일요일이라 쉽니다. 원정대도 하루 정도는 쉬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 편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이제부터는 원정대의 웃음 폭탄이 시작됩니다.

댓글 3

우와 2010.08.07
정말 감동적이네요 ㅜㅜ
존경합니다 2010.08.08
원로여러분을 존경합니다.사랑합니다멀리 호주에서이상열
첩혈쌍웅 2010.08.09
정말 고생많습니다. 원로 사범님들 무카스 젊은이들 정말 최고의 멋진 모습입니다. 글을 읽다가 저도 울컥하네요. 원로 사범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정말 남 달라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