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고 신뢰받는 집행부 기대"

김세혁 삼성에스원 감독이 한동안 잃었던 웃음을 되찾아 가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달 16일부터부터 국가대표 최종전 판정조작으로 촉발됐던 학생들의 시위가 14일만에 극적으로 타결되자, 그동안 앓아온 심적 고통을 털어놓았다.
국가대표 최종전이 열리기 전부터 판정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김 감독은 학생들의 시위가 계속되던 19일 밤 9시 20분경 국기원 경기장에서 양심선언성 발언을 했다.
그는 "나도 한때 로비를 했다"고 시인한 뒤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생긴 문제를 학생들이 나서 꼬집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명했다. 이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그의 순수한 외침에 박수갈채를 보내며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그 다음달 자신의 언행을 놓고 이런 저런 말들이 나돌자 "나는 학생들을 선동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울분과 분노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집행부 측은 그의 언행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집행부 측이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는다는 소리가 들리자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시위를 선동한 죄로 김 감독과 류병관 감독이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김 감독은 "징계를 준다면 받아야지…"하며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다음날 오전 11시. 집행부가 자청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집행부 측이 작성한 사태 경위서에는 예상대로 김 감독과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집행부를 비판하며 학생 주동에 앞장섰다…(집행부 측에) 야유와 욕설을 하며 학생 행동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는 내용이었다.
곧 김 감독의 징계가 현실화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집행부 측은 학교 차원에서 해당 학생들과 교수들을 징계하라고 촉구할 뿐 김 감독의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김 감독은 학생들의 시위가 일단락되자 "학생들의 숭고한 외침이 헛되지 않게 기성 태권도인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동안의 고생담을 토로했다.
그러나 김 감독에 대한 징계는 그 이후에도 계속 거론됐다. 이에 김 감독은 "집행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난 상황에서 징계를 준다는 것은 형평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경기가 중단된 상황에서 태권도계의 부조리를 비판했는데, 이것이 잘못이라면 징계를 받을 사람은 수없이 많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순수한 비판을 비방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신이 학생들을 선동했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그의 작은 소망은 학생들의 기대처럼 참신하고 신뢰받는 집행부 구성이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자 "도의적인 책임 등 문제가 있는 일부 사람들이 집행부 구성원이 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신 반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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