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카스 태권 원정대-11] 절대, 바지 벗지 마라
11일차 리얼스토리
이틀 연속으로 정 기자 얘기만 나온다고 불만을 가질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정대길) 얘기는 안쓰고 다른 팀원들(박정민 PD, 이기원 사진작가, 허인욱 전문위원) 얘기만 쓴다는 불만이 팀 내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요. 저에게 일어난 재미난 에피소드를 전달해 드리는 것이 워낙에 어렵기도 하고 또 생각도 잘 나지 않았습니다. 원래 자기 잘못은 모르고 남 잘못은 기억 잘 한다고들 하잖습니까. 그래서 향후 몇편은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모아 두었던 정 기자의 실수담을 전하려고 합니다. 저도 사람입니다(ㅋㅋ).
23일 오전, 세계최광도연맹의 최광조 총재가 있는 애틀란타에서 세계당수도연맹의 신재철 회장이 있는 필라델피아 델라웨어까지는 총 13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엄청난 거리였죠. 바로 여기서 일어난 일입니다. 조금 깔끔하지 못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주 짧고 임팩트 있게 알맹이만 전하겠습니다. 너무 길다는 일부 독자들의 지적이 있어서요,
장소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 남자화장실이었습니다. 델라웨이까지 가는데 총 5번의 주유를 했습니다. 엄청나죠? 저희 흰둥이는 기름 먹는 탱크랍니다(^^). 하여튼 두 번째 주유를 하는 곳에서 일은 벌어졌습니다. 주인공은 글을 쓰고 있는 접니다. 전날 과식과 야근으로 인한 피곤함을 쫓기 위해 줄기차게 퍼마신 미국 젊은이들의 필수 에너지 드링크제인 ‘레드불’이 제 몸속에서 이상한 화학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죄송합니다. 나오기 직전이라는 적나라한 표현을 잠시만 사용하겠습니다. 몸이 무거웠습니다.
운전은 이기원 사진작가가 맡았습니다. 저는 뒷좌석에서 기름의 상황을 확인해야했습니다. 총 6칸 중에 딱 절반 정도 있더군요. 속은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점점 타들어갔습니다. 그때 생각해낸 아이디어, 저는 이 작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트북으로 기사 쓰려면 밧데리가 금새 달아서 차량용 충전기 필요해, 휴게소에서 사야 될 것 같아.”모두들 동조하는 눈초리였습니다. 필요는 했지만 지금 당장 사용해야하는건 아니었습니다. 이어 저는 5분에 한번씩 이 작가에게 주유소 편의점이 보이면 세우라고 재촉했습니다. 어차피 절반 정도 남았으니 이참에 주유까지해서 편하게 가자는 초등학생같은 이유를 대면서요.
문이 열리자마자 저는 재빨리 주유비를 박정민 PD에게 넘기고 안테나를 세웠습니다. 화장실 탐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누구한테 물어볼 시간도 없었습니다. 긴급상황이었습니다. 저 멀리 귀퉁이에서 바지 단추를 채우면서 오는 남미계 청년 한명이 보이더군요. 뛰었습니다.
무사히 화장실에 도착한 저는 바지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청바지가 너무 꽉 끼었습니다. 체중 증가에 따른 미국발 급성 하체 비만이었습니다. 정말 급했지만, 여기까지 참았는데, 마무리까지도 편안하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행에 옮겼습니다. 국내에서 하던 대로 우선 청바지를 벗었습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요? 내친김에 속옷까지 벗어서 벽걸이에 걸었습니다. 왜냐구요? 대변기의 화장실은 저만의 공간이기 때문이죠. 누구도 간섭할 수 없습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를 괴롭히던 제 몸속에 악의 무리들을 폭포수 속으로 밀어내고 나니, 세상이 모두 제것이었습니다. 느긋하게 마무리를 한 뒤, 살며시 문을 열었습니다.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죠.
하지만 이게 왠일입니까. 저의 3사로 대변기 앞에서 소변을 보던 1사로 소변기 앞의 한 50대 흑인이 저를 보더니 기겁을 했습니다. 상황은 이미 벌어진 뒤였습니다. 저의 아래 부위는 자연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미국에 와서 더욱 심해진 건망증이 끝내는 일을 내고 만 것입니다. 그 흑인 아저씨의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까만 얼굴이 하얗게 변했으니까요. 정말 초등학생 같은 실수라서 화장실에서 급히 나온 저는 급히 차에 올랐습니다. 차량용 충전기는 안판다면서요. 이 이야기 역시 저희 원정대 팀원들은 모르고 있는 내용입니다(웃음).
25일 일요일에 무카스 원정대는 모처럼 휴식을 취했습니다. 25일 저녁 오후 5시경, 원정대는 필라델피아를 떠나 허흥택 뉴욕태권도협회 회장이 기다리고 있는 뉴욕시티로 이동했습니다. 미국 태권도 발전에 기여를 하신 많은 원로 태권도 사범님들이 동부 지역에 거주하고 계시지만 일정이 너무 촉박해 조시학, 권재화, 이문성, 황광성, 허흥택 사범님 만을 만나야할 것 같습니다.
아참 그리고 이제 원정대 연재 기사의 성격을 조금 바꾸어 보려고 합니다. 정말 재밌는 스토리들이 많은 반면 가슴뭉클한 이야기들도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말 미치도록 재밌고, 배꼽잡는 웃기는 일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그 웃음 핵폭탄은 원정대가 30일 저녁 뉴욕에서 포틀랜드로 넘어가는 날 업로드 하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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