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무카스 태권 원정대-8] 이제는 날고 싶어요

[무카스 태권 원정대-8] 이제는 날고 싶어요

8일차 리얼스토리


미국은 정말 큰 대륙입니다. 하나의 주(州)가 남한 면적의 몇 배는 되죠. 혹자는 “미국은 도로가 좋아서 운전하기 편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현지인이 아닌 외국 여행객들 중에 미국에서 운전을 해보신 분이라면 분명 아실 겁니다. 얼마나 험난한 여정인지를요. 이번 시간에는 저희 무카스 태권 원정대가 미국 현지에서 과연 어떻게 취재를 다니고 있는지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편은 다소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재밌는 에피소드를 기대하셨다면 다음 편을 기약하겠습니다.

아이오와 정우진 회장이 출발에 앞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입을 맞추고있다



먼저 저희 원정대의 다리가 되어준 렌트카의 차종은 머큐리에서 만든 마운티니어로 5인승 SUV 차량이었습니다. 아이오와 출발 직전 정우진 회장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뽀뽀세례를 받았던, 간택 받은 하얀 색상의 애마였죠. V6엔진에 배기량 3000CC의 힘 좋은 녀석이었습니다. 쉽게 ‘흰둥이’라고 애칭하겠습니다. 원정대의 나침반이 되어줄 네비게이션은 아이오와 전자상가 인근에서 99달러를 주고 구입해 장착을 완료한 상황이었습니다. 전쟁(특별취재)에 나서는 장수(원정대)들의 창과 방패 등 군수품이 모두 마련된 것이죠.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부릉 부릉.

첫 관문이었습니다. '작은 거인' 정우진 태권도타임즈 회장이 있는 아이오와 시더래피드에서 엘비스프레슬리의 스승 이강희 사범이 있는 맴피스까지 흰둥이를 타고 총 ‘12시간’을 질주했습니다. 초행길이었는데도 선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총 네 번의 주유를 해야 했습니다. 기름 값은 우리나라 주유비의 약 60% 정도였습니다. 꽉 채우려면 60달러 정도면 충분했죠. 1게론 당 평균 8.9달러 주유를 했습니다. 12시간 내내 나무와 들과 산과 풀만 보았습니다(웃음).

두 번째 관문은 맴피스에서 타이거락챔피언십이 열리는 미시시피 잭슨까지의 여정이었습니다. 이동하는 데 ‘5시간 30분’이 소요됐습니다. 두 번의 주유를 했습니다. 이때부터 야간운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살짝 졸기도 했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이후 잭슨에서 저명한 무술 역사학자 김희영 박사를 만나기 위해 뉴올리언스 바톤루지를 향해 떠났습니다. 3시간 정도가 소요됐죠. 뭐 미국 정서상 한국으로 치면 서울 구로동에서 신림동 가는 거리라고들 합니다. 현지 미국 친구들도 “가까워, 3시간 밖에 안걸려”라고 말했으니까요.

원정대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바톤루지에서 종주국 대표 경기인 출신의 잭황 사범을 만나기 위한 거리였습니다. 오클라호마 무어까지 가는 과정이었죠. 오후 2시30분에 출발해서, 새벽 1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11시간 운전. 네 번의 주유를 했죠. 중요한 건 ‘야간운전’이었습니다. 오후 7시에 해는 떨어졌습니다. 네 명의 팀원 중 야간 운전이 가능한 자는 저와 이기원 사진작가 단 둘이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나 홀로 운전인 데다, 미리 한국에서 다운받아 온 MP3 최신곡은 한번 더 들었다간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질려버린 상태였습니다. 팝송마저도 지겨워졌으니까요. 차선 이탈에 따른 “드르륵, 드르륵!”하느 경고음은 10분에 한 번씩 뒷좌석의 취침자들을 깨웠습니다. 상상이 가시죠?

야간운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클라호마에서 미국 최대 태권도 조직인 ATA의 중앙본부 이선 회장을 만나기 위해 아칸소로 이동했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6시 30분에 출발했습니다. 이번에도 야간운전은 시작됐습니다. 아칸소 리틀락까지 가는데 새벽 2시 30분에야 도착했습니다. 밥도 못 먹었습니다. 바빠서죠. 이제는 엑셀레이터를 밟는 오른쪽 발에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피로감은 분노게이지 상승으로 이어졌죠. 까딱 잘못하면 팀원들 간에 싸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가까스로 도착은 했는데, 숙소가 문제였습니다. 또 모텔이었습니다. 팀원들의 실망은 고스란히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예산을 고려해서 모텔로 가야했습니다. 가장 싼 곳을 골랐죠. 결국 이날도 저희는 누군가의 채취가 느껴지는 비위생적인 이불과 각종 시설들을 이리저리 비껴다니며 긴 바지에 긴팔을 입고 잠들어야만했습니다. 이불을 덮고 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앞선 모든 상황은 장난에 불과했습니다. 아칸소에서 애틀란타시티의 최광조 사범과 애드셀 사범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했습니다. 피로도가 가중된 상황에서 11시간을 또 운전해야 했습니다. 그것도 야간운전이었죠. 이때부터 원정대에게 대화는 일종의 ‘낭비’가 되었습니다. 밥도 먹지 않았습니다. 졸렸기 때문입니다. 원정대는 밥이 아닌 ‘잠’을 먹고 싶어 했습니다. 이때 나온 명언이 있죠. 이기원 사진작가의 말이었습니다. “날고 싶어요!”

도대체 왜 원정대는 피곤에 쪄들어야만 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취재가 끝나면 보통 저녁 9시 정도입니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 오면, 자료 정리와 기사 및 영상 사진작업을 끝내야합니다. 이것이 끝이 나면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입니다. 보통 인터뷰가 아침 9시에 시작됩니다. 때문에 기상시간은 매일 아침 7시 30분이 된 것이죠. 밥을 먹으려면요. 평균 4시간 정도 수면을 취한 것입니다. 잠이라도 편히 자야할 텐데, 이불도 못 덮고 몇일을 잤으니, 힘들었겠죠. 게다가 운전까지 교대로 해버리니, 몸이 남아나지 않는 것입니다. 게다가 네 명중, 두 분은 초보운전이라는 점. 아주 중요한 피로도의 원인입니다. 마음을 비워야지 할 수 있는 여정인 것이죠(웃음).

내일(23일) 이제 원정대는 신재철 사범이 있는 필라델피아 인근의 델라웨어까지 꼬박 12시간을 운전해서 가야만합니다. 원정대는 지금 혹시 속도를 올리다 보면 우리 흰둥이가 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혹시 모르죠, 저희 흰둥이가 숨겨둔 날개를 꺼낼지도.

댓글 7

무예인 2010.07.23
고생은 되겠지만 일생일대의 추억거릴 생산해내고 있네요. 부러워요. 언젠가 LA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승합 렌트 카로 왔다갔다 해봤는데-----그 정도 여행은 정말 재밌었지요. 태권사에 기록될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젊은 무카스맨들의 건승을 빕니다. 무사히 좋은 성과 거두세요.
칸 2010.07.23
너무고생하시네요... 하지만 그런여정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들은 정말 많다는것~~ 하늘이 주신 행운이라 생각하며 무사히 열심히~~
소설완전 2010.07.23
완전소설입니다재미있다요
정우진관장님 2010.07.23
정말당신의열정과배려등이묻어나는한장의사진과글들입니다당신같은분이있어태권도가 훈훈해집니다사랑합니다. 이름은밝힐 수 없지만 정말 존경합니다. 당신을
당연 2010.07.23
그 정도 각오도 안 하고 갔습니까?
최이사 2010.07.26
힘들여서 다니시는데 독자로선 흥미진진한 기사입니다. ^^ 죄송... 건강 유의하시고요.
도인 2010.07.28
이런재밌는이야기들이너무맘에드네요맨날누구싸우는기사들보다이런게훨씬좋네요기대됩니다다음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