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시위 첫날, 이모저모

○...전투경찰 2개중대가 배치된 첫날 시위는 학생들의 평화적인 시위모습으로 불상사없이 진행되었다. 합법적인 시위였기 때문인지 경찰측에서도 진압복이 아닌 정복차림에 방패만을 갖춘 채 올림픽공원 내에 대기하며 한가로운 모습을 보였다.
○...시위에 참석한 200여명의 학생들 모두 깨끗한 도복을 차려 입고 질서정연하게 행진하는 등 태권도인으로서의 자긍심만은 지키겠다는 표정이었다. 시위시작 전 한 켠에서는 열심히 피켓에 문구를 적고 있는 경희대 여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이 보였다.
○...본격적인 시위가 시작되며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자 지나가던 일반 시민들도 호기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학생들의 피켓을 주의 깊게 읽어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처음엔 의아해하던 시민들도 "어제 TV에 나왔잖아"(KBS 뉴스)라고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며 그제서야 학생들의 시위가 왜 일어났는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학생들의 시위를 지켜보던 모 관장은 "이 학생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태권도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용산구 한남동에 산다는 김 모씨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던 어제 오후 생업도 뿌리친 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찾아 학생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해 관심을 모았다.
자신의 아들도 모 중학교 태권도선수라고 밝힌 이 시민은 액수가 얼마냐는 질문에 "학생들 음료수 값 정도"라고 쑥쓰러워하면서도 "잘못된 점을 바로 잡겠다고 나선 학생들 소식을 듣고 가만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아들도 "편파판정으로 승부가 뒤집혔던 적이 있다"고 말한 이 시민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저 태권도가 좋아 밤늦도록 연습에 몰두하는 대다수 선수들이 다시는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경희대 전익기 교수는 이날 시위현장을 찾아 "이제는 학생들이 내 말도 듣지 않는다"며 "어용교수가 되버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학생들의 가두시위만큼은 자제시키기 위해 24일 밤늦도록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는 전 교수는 이번 사태로 혹여나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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