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함성의 열기로 들뜬 경기장
시드니 올림픽을 위한 아시아 지역예선이 펼쳐졌던 필리핀의 마닐라 시 Ninoy Aquino Stadium은 비교적 잔잔했지만 나름대로의 열기가 있었다.
공식적인 경기의 시작은 25일 오후 1시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날 하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려있었고 열대의 후끈한 기운이 마닐라 시를 은근하게 달구고 있었다.
경기시작 2시간정도 전부터, 찌푸렸던 하늘은 결국 열대 특유의 굵은 빗줄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는 가운데, 선수단들은 대회 시작 몇 시간 전부터 하나 둘씩 경기장인 Ninoy Aquino Stadium에 도착했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대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대회장은 아직까지 대회준비요원들의 부지런한 움직임들이 눈에 띄었으며 벌써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관중들의 모습도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조직적이며 열광적인 응원-일본 응원단

스타디움 정면 출입구 쪽에 위치한 관중석에는 일장기가 보였고 좌석마다 미리 준비해놓은 듯한 필승이란 글귀를 새긴 부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는데 오래지 않아 일본 관중들은 그 자리를 하나씩 메우기 시작했다.
게임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들은 동일한 집단이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활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즐거운 듯 연신 환한 표정을 지었으며, 간간이 일본과 자국의 선수를 연호 했다. 눈에 띄는 조직적인 응원단의 모습을 한 것은 일본 팀이 거의 유일했다.
이들 응원단은 대회기간 내내 고정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즐기듯 응원을 펼쳤다.
사실 대다수가 필리핀 관중들이었던 경기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수였지만 대신 훨씬 조직적인 모습이어서 인상적이었다.
필리핀 응원단 좌중을 주도
경기가 시작되었을 때 선수들의 긴장되어 엷게 홍조를 띄었던 얼굴들은 금방 용맹스런 기운을 되찾았고 경기장은 고조된 분위기가 되어 사람들을 금방 열기에 들뜨게 만들었다.
특히 필리핀 선수의 게임이 있을 때는 좌중을 압도하는 환호와 활기가 장내를 뒤흔들었으며 그런 홈팬들의 열광에 고무된 필리핀 선수들의 몸은 남달리 가벼워 보였다.
필리핀 국내 언론들 역시 이들에 주목했고 승리한 그들 선수의 게임이 끝날 때마다 죄다 사라졌다 되돌아오는 진풍경을 연출하곤 했다. 특별히 선수들의 기량이나 유망선수들에 대한 주목보다는 자국선수에 대해서만 집중, 시종 플래시를 터뜨렸다.
일본 응원 팀 맞은편에 자리를 마련했던 대만 팀의 응원관중들 역시 느지막이 벌어졌던 자국 선수들의 선수게임에 맞추어 응원 전을 펼쳤다. 제각각 한 손에 국기를 들고 흔들며 비교적 정돈된 모습으로 선수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다.
지역예선 대회라는 특수성과 함께 상대적인 비인기 종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태권도 경기에 대한 이 같은 열기는 적지 않게 이례적이라는 느낌도 있기는 했지만 올림픽에 대한 그리고 최초의 정식종목으로서의 태권도에 대한 각국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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