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우 칼럼] 한국 합기도 바로 알자 (5부)
한국합기도의 역사 해석

진성우 전무이사
합기(合氣)라는 용어가 일반에 알려진 것은 여타 무술종목에 비교하여 극히 최근의 일이다. 다시 말해서 그만큼 가장 현대화된 무도용어라는 의미일 것이다.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합기도교본과 지도자들에 의하면 '삼일신고(三一神誥)'의 진리훈편(眞理訓篇)에서 기를 모아 화합한다는 기화(氣化). 기의 힘을 모아 수련을 통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다는 의미인 지명(知命). 즉 지명을 통한 지혜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의 합혜(合慧)라는 구절에서 합기(合氣)의 시원을 찾고 있다.또한 사상적 근본이념 역시도 삼일신고의 진리훈편(眞理訓篇)에 있는 통성(通性), 지명(知命), 보정(保情)을 끌어다 해석하고 있다. 즉 수련방법은 원(圓)·방(方)·각(角)을 중심삼고 성립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합기도의 3대 원리로 화(化), 원(圓), 류(流)를 들고 있으며 대한합기도협회의 교본은 이들 3대 원리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첫째, 화(和) - 상대의 동작과 화합하여 무리한 억지의 수가 되지 않도록 하여 힘의 배가를 노리고, 마음도 이 화의 정신에 입각하여 수양을 쌓는 다면 다툼도 없다.
둘째, 원(圓) - 모든 기술은 원으로 사용하여 처리토록 한다. 이는 전환법도 포함하는 말이다. 상대에게 뛰어들 때도 전환법을 사용하여 원으로 들어가고, 공격에 대한 방어도 전환을 사용하여 원으로 방어한다.
셋째, 유(流) - 힘의 흐름을 따라 동작(動作)을 행하여 힘의 흐름에 거슬리지 말고, 힘의 흐름을 이용한 동작을 행하고, 힘의 흐름을 그치지 않도록 계속적 흐름이 되도록 한다.

2010 무카스배 합기도 대회 모습
다음으로 심각한 국내합기도의 오류를 지적하면 ‘천기(天氣)와 지기(地氣), 그리고 인기(人氣)를 제하단전에 집중시켜 심신일여(心身一如)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합기도다’라고 빠짐없이 인용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합기도의 사적 연구방법은 국내에 재유입 된 정통과 전통합기도의 역사와 시원을 탐구하려는 무리한 시도이다. 즉 이 시도는 실증주의적 역사해석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해석이다.
이와 같은 해석으로 말미암아 국내에서 전통무예를 표방하고 있는 무예단체는 그 정체성을 학문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은 문헌의 해석으로 전통이란 용어를 남발하고 있다. 그 중 합기도 계열의 신생무도단체가 가장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자들의 용어의 인용은 거의 대부분이 1960년대에 간행된 합기도교본의 서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실증주의적 역사해석 관점에서 대학합기도경기연맹 합기도 학계의 연구자들은 “한국합기도의 역사는 국내에 합기(合氣)라는 새로운 명사(名詞)를 사용한 시기로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합기도의 역사적 정체성은 합기도라는 용어의 사용과 함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기술체계를 이루고 수련되어지기 시작한 시기를 중점으로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역사 인식을 통하여 한국합기도 기술체계의 형성은 승급심사, 연무시범, 대련경기, 연무경기 등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1945년 이전시기에는 그 어떤 문헌에서도 합기(合氣)라는 새로운 명사(名詞)는 찾아 볼 수 없는 용어이다. 즉 합기(合氣)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길게는 故 최용술 이후이다.
그러나 정확히 최용술은 자신의 무술체계를 야와라(柔), 유술(柔術)이라고 자칭했다. 합기(合氣)라는 용어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합기(合氣)와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합기(合氣)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1950년 이후이다. 그 이전에는 그 어떤 자료에도 합기(合氣)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을 뿐더러 그와 유사한 조어(造語)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결론적으로 살펴볼 때, 합기(合氣)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일제 강점기 이후의 일본에서 유입된 새로운 용어로 해석해야 한다.
1945년 이후 현대 한국합기도의 역사를 간단히 구분하면 60년대 말까지를 태동기(胎動期), 7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를 보급기(普及期), 그리고 그 이후 오늘날을 전환기(轉換期)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합기도계를 전환기적 단계에 처해 있다고 한다면, 이 전환기의 특징은 비전의 부재, 불신풍조의 심화, 권위의 상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의 핵심은 왜곡된 합기도역사와 역사해석의 오류, 무분별하게 해석한 일본합기도의 표절 등이다.
따라서 한국합기도를 새롭게 정립하고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서는 명확한 역사적 사실과 현실 분석, 그리고 새로운 발전전략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제 기본적인 한국합기도의 역사와 현황을 마치고 6부에서는 문제점의 세부적인 현황과 그에 따른한국합기도의 발전방향과 전략에 대하여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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