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진영섭의 무술 돋보기] 도인체조(導引體操)

[진영섭의 무술 돋보기] 도인체조(導引體操)


“도인체조(導引體操)를 아세요?” 이런 질문을 하면 처음 들어본다는 낯선 표정을 짓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도인(導引)이란 용어는 아직 우리들에겐 생소한 감이 있다. 신체를 조절하는 체조로 기를 운행시킨다는 설명을 하면 많은 분들이 이제 알았다는 듯이 감탄사를 발한다.
“아, 기체조요!” 그리고 이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말한다. “산에 사는 도인(道人)들이 하는 체조를 말하는 것이군요”

물론 ‘도인(導引)’을 ‘도인(道人)’들이 많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필자도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도인체조를 소개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또는 ‘기체조라고 쉽게 쓰면 되지, 구태여 뭐가 다르다고 다른 이름을 쓰냐’라는 눈총을 받을 때면 도인체조를 지도하는 필자는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럴 때면 “네, 기체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셔도 되요.” 하지만 그래도 도인체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체조는 다른 무엇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도인체조는 도인체조이지, 기체조가 아닙니다.

도인

도인체조란 동북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전승되어진 신체조절법이다. 신체의 각 부위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정서와 의식까지 조절하는 방법이기에 독립적으로는 의료적인 목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또한 개인의 수양이나 무술의 내공법까지 두루 관련이 있다. 도인의 개념을 규정하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도인술(導引術)이란 몸을 움직이면서 호흡과 의념을 배합하여(調心, 調身, 調息) 만들어진 건강운동법이자 수행법이다. 동북아시아의 4계절 지역에서 생긴 것으로, 주로 사지와 몸통을 여러 각도와 방향으로 움직임으로써 몸의 활력을 되찾아 병을 고치고, 나아가서 노화된 신체를 회복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이다.

도인체조는 동북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수련법이다. 그렇다면 동작에 있어서도 동북아시아적 특성이 녹아있어야만 한다. 현재 많이 알려진 요가나 근육 스트레칭, 필라테스 등과 도인체조는 분명히 다른 차이가 있다.

도인은 4계절의 변환이 분명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특성을 보유한 신체 조절법이며, 가장 큰 특징은 움직임(動)을 주로 하여 단련한다는 점이다. 요가와 비교해 본다면 그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논하도록 하겠다.



도인(導引)

사실, 이미 80년대부터 도인과 관련된 용어의 책들은 등장을 했지만, 한의학이나 건강법에 관심 있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일부 수련단체에서는 도인이란 용어를 기체조와 혼용하였고, 실제 수련에 있어서도 요가와 스트레칭, 안마 등등이 짬뽕으로 결합된 형식을 도인이라고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도인은 그 자체의 독특한 색깔을 자랑할 기회를 상실하고 기체조라는 총괄적 명칭의 일부로 이해되고 말았다.

도인은 그 명칭에서부터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도(導)’는 인체의 내적인 에너지를 다룬다는 의미이며, ‘인(引)’은 형체를 다룬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움직임을 통해 신체를 움직이고 나아가 에너지를 통제하여 운기(運氣)를 이루는 운동법이다.

기공(氣功)이란 명칭은 1949년도부터 확정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 속에는 도인의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실재적으로 사용되는 언어 속에서는 도인과 기공은 다른 어감을 가지고 있다. 기공이란 용어는 주로 감각적이고 정적인 이미지의 어감을 갖고 있지만, 도인은 적극적으로 형체를 움직이고 관절을 최대한 회전시키면서 신체를 풀어내는 성격이 있다.

도인과 짝을 이루는 것이 안마이다. 자신에 대한 조절이 도인이며, 타인에 대한 도인효과의 시술이 안마가 된다. 이는 황제내경이 성립된 시대로부터의 개념이다. 도인이 형체와 기를 다루는 것처럼 안마의 마(摩)는 형체를 다루고 안(按)은 운기를 다루는 짝이 된다.

도인(導引)

도인이 가장 오래된 운동법이라는 이유는 전통적인 동양의학의 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도인이라는 용어가 동양의 고전인 '장자(莊子)'에 처음 보이고, 황제내경 등에는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의 다섯 가지 치료법 가운데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이미 후한 말까지 동물을 모방한 화타(華佗)의 오금희(五禽戱)가 확립되어 치료법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동한초기의 분묘인 마왕퇴(馬王堆)에 도인도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동양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운동치료법으로서의 도인이 성립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편에서부터는 도인의 다양한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진영섭 밝은빛연구소 소장 약력

고려대학교 중국어문학과 졸업
대만대학교 중문연구소 석사과정 졸업
대만문화대학교 중문연구소 박사과정 수료경력
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편찬위원
전 사단법인 한국현대중국연구소 연구원
전 원광대학교 동서보완의학대학원 건강증진학과 겸임교수
현 밝은빛연구소 소장
현 대한우슈태극권연맹 실무 및 학술 상임이사
현 도서출판 밝은빛 대표 태극권 수련경력
웅위태극도인, 진소왕 노사 배사 입문 제자
양가, 진가 등 태극권 수련경력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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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독자 2010.06.12
글을 쓰긴 쓰는건가요?? 늘 수준높은 글을 쓰시는건 알겠는데....언제 올라올지 알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