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강상구의 TNT] ‘저질 체력’ 펠리페가 ‘노스밴드’ 붙인 사연

[강상구의 TNT] ‘저질 체력’ 펠리페가 ‘노스밴드’ 붙인 사연


올 초에 한국의 기업 인사담당자 353명을 대상으로 저질체력을 가진 직원에 대한 이미지 조사 결과가 발표 되었어요. 그런데 그중 84%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기업 10곳 중 9곳 정도가 약한 직원들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자기관리 능력이 떨어져 보인다는게 주된 이유였다고 합니다. 건강한 체력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이라는 것이죠. 한국 기업의 인재상이 앉아서 공부만하던 붙박이를 원하는 것이 아닌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그리고 생동감있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체력을 중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 마이애미의 Sang's martial arts TNT 도장의 성인 수련생 중에 이런 저질 체력의 소유자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펠리페 파조스(나이). 지금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몸짱이지만 처음 도장에 왔을 때만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였죠. 과거 사진이 없어 아쉬울 따름입니다^^. 7개월여 수련을 하고 있는 지금, 이제 ‘사람 같아 보인다’고 할 정도로 과거 그의 모습은 정말 심각했습니다.

2009년 11월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성룡의 ‘러이아워 2’ 촬영을 하면서 외부활동에 주력했었죠. 이후 영화를 마치고 한동안 보지 못했던 수련생들을 만나기 위해 도장 수련생들의 생일파티(야외파티)에 참석했습니다. 뭐 유명한 연예인은 아니었지만, 그간 성룡과 또 허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수련생들과 학부모들과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그러던 중 펠리페가 그의 아들 에이자 파조스(8,남)와 함께 저에게 다가와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마스터 생(Sang), 너무 오랜만이네요.” 그렇게 인사를 나눴는데, 저희 도장의 사범 한 명이 저에게 “마스터 Sang, 펠리페는 상당한 부자예요. 그런데 운동하고는 전혀 친하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잘 사는 분들에게 TNT 권하기’라는 저의 습성이 발동했죠. 그 자리에서 TNT(태권도+무에타이) 수련 의향을 묻자, 펠리페가 “이번 주말에 나오겠다”고 하더군요. 주변의 반응은 의외였죠. 태어나서 숨쉬기 이외에 운동이라고는 전혀 해보지 않던 펠리페였기 때문입니다.


펠리페와 TNT수련 전경

그 주 토요일 오전, 펠리페가 도장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운동이란 무언지, 제대로 맛을 좀 보여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펀치와 킥을 섞어가며 쉴 틈 없이 훈련을 했죠. 딱 10분간 이었습니다. “헉헉”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던 펠리페가 “오늘은 그만하겠어요. 충분히 경험했으니 돌아가겠습니다”라며 집으로 급히 가버렸습니다. 난처했죠.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 1주일 정도 지났을까요.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펠리페가 콧등에 노스밴드(nose band)를 붙이고 도장에 나타났습니다. 축구선수들이 비강을 넓혀 호흡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코밴드였죠. 아주 작정을 한 모양새 였습니다. 펠리펠 왈 “전에는 10분밖에 못했는데요. 이번에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거 붙이면 호흡이 원활해져서 더 오래 운동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그 즉시 펠리페가 원하는 대로 고강도 TNT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지도했구요.

약 50십 분에 걸쳐 진행된 TNT 훈련이 끝나고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펠리페는 한국 돈으로 약 1천만 원이 넘는 수련비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펠리페가 10분간의 첫 수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일주일 동안, 매 저녁 마다 노스밴드를 붙이고 식구들 앞에서 연습을 했다고 해요. 재밌는 건 페리페의 아들 에이자의 말이었습니다. “마스터 Sang, 우리 아빠 맨날 집에 오면 밤 마다 코에다가 뭐 붙이고 주먹질만 해요. 사범님 만난다고요.” 이상 펠리페 본인이 직접 자신의 체력을 확인하고 난 뒤 벌어진 아주 작은 에피소드였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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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음 2010.05.18
그러니까 결론은 태권도 말고 킥복싱위주로 해야 한다는거 같아 답답하네요 매번 읽지만 태권도와 접목이 아닌 성인을 위한 킥복싱 강좌네요 폄하하는게 아니라 T&T에 태권도는 왜 붙이셨는지 점점 의아 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