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꽹과리,북,징, 요란했던 국기원
11일 오전 10시 30분, ‘국기원 장악음모 분쇄 태권도인 결의대회’.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내 경기장에는 민중운동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노랑, 빨강, 초록색깔의 플레카드가 국기원 경기장 사방에 걸렸다. 220여명의 인사들이 국기원 장악음모를 규탄한다는 어깨띠를 두르고 꽹과리와 북과 징을 요란하게 두들기며 국기원 주위를 돌았다.
사회자가 “현 국기원 문제에 대해 지도자여러분들께서 자유롭게 발언해 달라”는 말에 기술전문위의 신동수 간사가 “우리가 왜 모였는지 우선 설명하겠다”며 그간의 국기원 법정법인화 추진 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이어 “공원에 가서 밥을 먹을 사람들이 국기원에서 잘 먹고 잘 사시기를 바란다”는 A위원의 발언이 터져났고, “정부가 돈 주는 대신 (태권도인을)나가라고 한다”는 B위원장의 연설도 시작됐다.
미리 준비한 결의문 선창과 220여명 인사들의 후창이 이어졌다. “문광부는 국기원 장악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자율권을 보장하라.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라. 법정법인 반대한다. 문광부의 국기원 장악음모 규탄한다. 유인촌 장관은 국기원 대화에 즉각 응하라.” 한편에서는 3급 사범 및 45기 생활체육지도자연수가 한창인데, 경기장 내 220여명의 결의문 외침은 쩌렁쩌렁했다. 이상은 5월 17일 문화체육관광부의 법 집행을 앞둔 국기원측의 ‘행동’이었다.
이번 국기원 기심위의 결의대회는 정부 압박용으로 작용하기에 너무 약했다. 또 당당하지도 못했다. 결의문에 대한 당위성 제시도, 또 모임의 구성원들도, 장소와 시기 역시도 적절치 않았다는 평이다. 이에 일부 태권도 중진들은 “차리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당당히 집회 신청을 내고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또 문화부와 최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승완 국기원장을 비롯해 그를 따르는 이사 18명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까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게다가 국기원 전체가 바라는 중지라면 사무총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동참한 가운데 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오용진 기술전문위 부회장이 “정부와 태권도인 한 사람과의 싸움이 아니다. 국가와 태권도인의 싸움이다”라고 소리를 높였지만,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중진 태권도인 왈 “주는 없고 객만 있다”는 말에 그의 명분도 사라지는 모양새다.
다음은 최근 국기원 사태를 지켜보기 위해 멀리 해외에서 한국을 방문했다는 한 원로가 금일의 기술전문위의 행동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국기원에 이런 플래카드가 내걸리는 걸 보니 마음이 참 아프네요."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