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강준칼럼]맞추지 못하면 개미도 못 죽인다(1부)

[강준칼럼]맞추지 못하면 개미도 못 죽인다(1부)



모든 무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방어와 공격이다. 특히 공권유술은 공격에 치중을 두어 연습에 임한다. 이는 실전에서 더욱 효과적이라고 믿고, 그 상황을 승리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펀치의 테크닉과 킥, 그리고 메치기나 와술기법 같은 공격기법을 연습하는데 집중한다.

수련생을 지도하다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연습용 수련생과 시합용 수련생이 그것이다. 말 그대로 연습용 수련생은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량을 발휘하여 도장 네에서 관원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폼도 멋있고 펀치력과 킥의 파워가 월등하며 테크닉 또한 훌륭하다. 그러나 시합만 나가면 무참히 깨지는 경우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시합용 수련생은 평소 연습 때 도저히 발차기라고는 볼 수없는 이른바 개(犬)발이라고 부른다. 또한 얼토당토하지 않는 마구잡이 주먹, 그리고 대부분의 자세 역시 매우 허접하다. 단지, 체력적인 요소가 뛰어나다는 것 빼고는 지도자가 보기에도 당최 못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합에만 출전하면 승리를 안겨주는 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순전히 재수가 좋아서? 아니면 대진[對陣]운이 좋아서? 또는 누구라도 이길 수 있는 상대와 시합을 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상대선수의 컨디션이 나빠서? 하지만 남이 인정하던 인정하지 않던 선수가 시합에 이긴 것은 운도 아니요! 요행도 아니다. 순전한 당사자의 실력에 의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옛날이야기 하나만 하자! 옛날에 머리가 나쁜 천하장사가 있었다. 그 힘이 어찌나 세던지 나무를 뿌리 채 뽑고, 황소를 단매에 때려죽인다. 하지만 이놈이 술만 먹으면 행패를 부리고 사람을 못살게 해서 사람들은 이 바보 천하장사를 모두들 두려워했다. 어느 날 길을 지나가던 어린 아이가 천하장사와 만났다. 어린아이가 길을 비켜주지 않자 바보 천하장사가 길을 비키라고 호통을 친다. 어린아이는 땅위를 기어 다니는 개미를 바라보고 있던 것이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천하장사가 커다란 주먹으로 개미를 후려쳤다. 그러나 바닥만 깊게 패일뿐 개미는 아무이상도 없이 기어갔다. 이에 더욱 화가 난 천하장사는 그 개미를 커다란 바위위에 올려놓고 다시 후려쳤다. 꽝~! 뿌연 먼지와 함께 커다란 바위가 산산 조각이 나고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먼지가 가시자 바위 밑을 쳐다 보니 역시 개미가 ‘꼼지락‘거리며 자기의 갈 길을 기어갔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꼬마가 손가락으로 개미를 꾸욱~! 눌러죽이며 하는 말, “개미새끼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아저씨가 다 있네” 라고 하더란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힘 적인 논리와 화려한 기술적인 논리를 떠나서 ‘맞아주지 않으면 개미는 죽지 않는다!’ 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평소 샌드백을 장구 두드리듯 두드리고, 멋진 발차기 연습을 충실히 한다. 또한 무술의 품세와 형(形)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실전에서는 다르다. 여러 가지 기본전략이나 타이밍 그리고 경험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한다면 상대는 당신의 펀치를 맞아주지 않는다.

상대를 타격하거나 또는 다른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데미지를 가중시키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전략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펀치력이 세거나 아름다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라는 일반 겉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타격의 적중률을 높일 수 있을까? 우선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선 가장 기본적인 간합(間合)의 기법을 이해하고 숙지시켜야 한다.

간합(間合)이란? 쉽게 말한다면 나와 상대간의 대적거리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권투선수가 주먹을 최대한 뻗을 때 팔의 길이로 인하여 상대가 그것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간(間)이 될 것이고, 얼마나 주먹을 빨리 뻗는 것은 합(合)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즉, ‘간’은 공간적, ‘합’은 시간적인 것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간과 합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알면 누구나 무술의 고수가 된다는 말에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엉성한 ‘개발차기’라 하지만 시합에선 승승장구하는 선수나 손가락으로 개미를 눌러 죽인 어린아이를 이해하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나에게 좋은 간,합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상대는 나에게서 멀리, 나는 상대에게서 가까이” 매우 교과서적이며, 비교적 정답에 가깝다. 그러나 이 말을 잘못 이해하면 격투기에 문외한 초보자는 괴변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가 나에게서 멀리 떨어지면 나 또한 상대를 공격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상대가 나에게 가깝게 있으면 상대 또한 당신을 쉽게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풀이해 보도록 하겠다. 당신이 길을 가다 불량배와 시비가 붙어서 싸움을 하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한방의 거리“를 생각해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한방의 거리란? 첫 번째, 뻗는 한방의 펀치가 미치는 두 사람의 간격을 말하는 것이다. 싸움이 일어나기 전 일정한 거리가 유지될 것이다. 이러한 간격에서 내가 한발 앞으로 나가면서 주먹을 뻗으면 상대의 안면을 때릴 수 있는 거리가 된다. 만약 한발 뒤로 물러선다면 상대는 나를 때릴 수없는 거리가 되는 것이다.

결국 한방의 거리는 공격과 수비가 일어날 수 있는 간격을 말하는 것이다 또 이것을 쉽게 간합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간합의 조절 감각이 뛰어난 자가 무술의 고수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또한 개발이라도 시합만 나가면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유리함이 있는 것이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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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간합보다는... 2010.05.07
반사신경 차이 때문이 아닐까요??? 연습용들은 오랜 수련으로 기술 구사는 잘하나 타고난 반사신경이 없어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타격력이 떨어지나 시합용들은 타고난 반사신경으로 치고받고 잘하는것 아닐런지요
결론은 2010.05.07
간합의 조절감각은 바로 반사신경이 아닐까요??? 반사신경은 간합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되며 좋게 타고나는 사람이 분명 있겠지요 ^^
아래 간합 조절 2010.05.08
잘하는 사람은 반사신경도 좋습니다.... 상대방의 거리를 조절하는건데 굼떠서는 될리가 없지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