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구의 TNT] 미국와서 제대로 물만난 '격투광' 세르게이
![[강상구의 TNT] 미국와서 제대로 물만난 '격투광' 세르게이](https://mookas.com/webzine_img0/con_img/news_image/hh6467345.jpg)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교시절 농구선수로,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푸틴 총리는 아직도 유도복을 입고 직접 유도강좌를 벌이는 유도광이다. 일본의 아소다로 총리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사격선수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자국의 2부 축구리그에서 직접 등번호를 달고 뛰었던 축구애호가입니다. 이들 모두 세계 정계의 유력인사들이면서 동시에 ‘스포츠광’입니다. 제가 오늘 이런 유명 인사들의 관심스포츠를 소개한 이유는 바로 저희 도장의 격투기광인 세르게이 카르프스킨(34)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에 온지 올해로 10년째, 러시아 출신의 세르게이는 자국의 철강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일을 하고 있죠. 타고난 강골이라 딱 보기에도 소싯적에 운동 좀했겠다 싶은 그런 외모입니다. 그런데 미국 생활 동안 상당한 부를 축적한 그에게 한 가지 허전함이 있었나 봅니다. 바로 격투기에 대한, 또 훈련과 운동에 대한 욕구였죠.
2009년 4월, 세르게이와 저는 그의 7살 난 아들 칸스틴의 수련 시간에 처음 만났습니다. 부리부리한 얼굴에 눈에 띠는 체형, 이런 특별한 사람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죠. 처음 말을 걸고 TNT(태권도+타이복싱) 수련을 권했습니다. “세르게이,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운동이 있어요. 한번 같이 해봐요.” 한참을 주저하던 세르게이를 앞에 두고 수십 분간에 설득 끝에 TNT 체험 날짜를 잡고 헤어졌습니다.
드디어 세르게이를 만나는 날, 글러브를 끼우고 양 손 타깃을 착용하고 세르게이 앞에 섰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세르게이의 등 뒤에서 상당한 전투력이 느껴지더군요. “뭔가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좌우 원투 펀치와 돌려차기까지를 아주 깨끗하고 힘있게 차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고수다"라는 생각이 번뜩였죠.

미국 마이애미비치 TNT도장에서 수련중인 성인 수련생들의 모습
하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서 저도 준비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탈진 직전까지 하드트레이닝을 시키는 것이었죠. 그때부터 강도를 낮추지 않았습니다. 아주 실컷 차보라고 저도 이를 ‘앙’ 다물고 훈련 파트너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친 기색이 없었습니다. 너무 잘 따라하는 것이었습니다. “뭐야 이거 완전 선수 아니야”라는 생각에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물었습니다. “세르게이 예전에 운동 좀 했어요?” 서로 땀으로 범벅이 되어 헉헉 거리는 와중에 던진 질문입니다.
세르게이의 대답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러시아에서 열리는 격투기 대회에 출전합니다. 지난번 대회에서는 4위를 했거든요.” 알고 보니 세르게이는 지금 34살 나이에도 해마다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이종격투기 경기에 출전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무런 보호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낭심 부위를 제외하고 모든 부위의 가격이 가능한 아주 잔인한 대회에 해마다 출전하는 선수였던 것이죠.
이렇게 세르게이와의 훈련이 끝나고 난 뒤 세르게이가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을 한채로 말했습니다. “마스터 생(Sang), 저 당신의 도장에서 운동하고 싶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연간 천만원이 넘는 수련비에 사인을 했습니다. 한편으론 이런 세르게이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에 만족감도 느꼈죠.
세르게이가 저의 TNT 도장을 선택한 이유는 저와의 수련이 자기 수준과 꼭 맞아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아내와 아이들과 미국에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인근 도장에서 운동을 한 적이 없다는 세르게이. 그는 TNT를 수련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줄여 말합니다. “저 같은 수준의 남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세르게이는 이번 달에도 시합에 출전한다고 합니다. 아주 무서운 수련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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