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국적은 다르지만 우리는 선후배
대회 전 훈련장인 San Andres Gymnasium에는 다양한 국가 선수들이 모여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특이한 훈련모습 하나가 있어 주변의 시선을 끌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 틈에 한 일본 선수의 훈련 모습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일본팀은 이미 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상태였으므로 이 일본 선수의 등장은 조금은 이례적이었을 뿐 아니라 다른팀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들은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처럼 보였고 지극히 자연스운 모습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 틈에 한 일본 선수의 훈련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얼마 후 안 사실이었지만 이들은 한국의 풍생 고등학교 유학생이었거나 현재 유학 중인 선수들이었다. 즉 풍생고는 이들의 모교가 되는 셈이었고 이들은 자연스레 국제적인 선후배 사이로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지난 7월 크로아티아 대회에서 일찌감치 출전권을 획득한 일본의 Kiyoteru Higuchi (남자 -58kg)와 인도네시아의 Satrio Radahani(남자 -58kg)선수, 그리고 Fdly Potu(남자 -68kg)가 그 주인공들이었는데, 이들은 대회 기간동안 다른 외국 선수들과는 다른 친밀감을 드러내곤 했다.
"제가 다 가르친 선수들입니다. 짝을 맞추기 위해 Higuchi 선수에게 훈련에 함께 할 것을 권유했는데 흔쾌히 응해 주더군요". 인도네시아 팀의 박창화 코치는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이렇게 답해 주었고 옆에 있었던 Higuchi 선수는 빙긋 웃음을 띄었다.
풍생고 코치이기도 했던 박창화 코치는 이들 중 제일 막내인 Satrio Radahani 선수가 현재 풍생 고등학교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Satrio Radahani 선수는 올해 3월부터 약 6개월 정도 한국생활을 하고 있는데 지내기에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의사소통에 있어서의 약간의 문제 말고는 상당히 만족한 생활이라고 이야기했다.
한참만에 흥건한 땀으로 뒤범벅이 된 얼굴로 한 쪽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던 그들은 무엇인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튿날 다시 한번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그것은 경기장 안에서였다. 대회 첫날 예선 첫 게임으로 인도네시아의 Satrio Radahani 선수와 카자흐스탄의 Amankulov Anuarbek 선수의 경기가 펼쳐졌다.
satrio 선수가 효과적인 공격으로 점수를 얻어낼 때마다 히구치는 무척 기뻐하는 몸짓으로 환호를 보냈고
심각한 표정으로 선수에게 계속 주문을 하는 열성적인 모습의 오일남 감독의 어깨 뒤로 한 일본 선수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가 Higuchi 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Higuch 선수는 계속 Radahani 선수에게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으며, Radahani 선수가 효과적인 공격으로 점수를 얻어낼 때마다 히구치는 무척 기뻐하는 몸짓으로 환호를 보냈고 수세에 몰릴 때는 있는 힘껏 선수에게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Higuchi는 게임 내내 그곳을 떠나지 않았고 시종 게임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히구치의 응원에 힘입은 듯 Radahani 선수는 가볍게 1회전을 통과할 수 있었다.
태권도가 만들어준 이들의 우정은 매우 특별하다. 국가와 팀을 떠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일은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환호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면서 기자는 작지만 독특한 감동에 젖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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