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지도자들 KTA의 독단운영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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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충북 제천에서 2010국가대표최종선수선발전이 끝난 뒤 K대학의 모 감독은 이런 말을 하나 했다. “악법도 법이다.” 그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국제 메이저대회에서 사용하는 호구와 대한태권도협회(KTA)에서 사용하는 호구가 달라 혼란스럽다. KTA도 어찌됐건 WTF의 정책을 따라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열변을 토했다.
따져보면 기원전 399년 사형선고를 받고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고 말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어 감독의 비유에 어폐가 있다. 그래서 최근 학자들은 악법도 법이라는 말의 탄생을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의 저서 <크리톤>에 수록된 “본인은 아테네에서 수많은 법에 의해 보호받아 생존할 수 있었는데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조국을 떠날 수는 없다”부분에서 찾는다. K대 감독의 말인즉슨 27년 넘도록 WTF를 상위 단체로 여기고 규정을 준수하며 각종 대회에 참가해 온 KTA가 WTF공인 호구를 사용할 수 없다며 ‘평행선’을 그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상당수 지도자들의 불만은 KTA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핵심은 KTA가 WTF의 회원국에 걸맞게 경기 정책을 맞춰달라는 것이다. 경기장 내 지도자들이 “KTA가 귀를 닫고 있다”며 답답해하기에 지도자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한명 한명씩 사석에서 들어봤다.
23일 막을 내린 2010국가대표최종선수선발전 현장
먼저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에 따른 불안감이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라저스트 전자호구 사용이 확정됐다. 11월 아시안게임에서도 (라저스트 혹은 대도)사용이 유력하다고 한다. 우린 왜 강도감지호구를 가지고 선발을 했나?(C코치)”, “강도감지호구용 선수, 라저스트 전자호구용 선수를 따로 따로 키워냈다(B 모 감독)”, “이제 국내용 선수, 국제용 선수가 별도로 존재하게 됐다(K감독)”, “공부(훈련) 열심히 하고 시험(국제대회)은 망치는 결과 또 나올 수 있다(H코치).”
두 번째로 차후 훈련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다. “한 전자호구에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족히 6개월은 걸린다(K감독)”, “여기 맞췄다, 저기 맞췄다, 혼란스럽다(D감독)” “강도감지호구는 발차기 빈도수를 높이는 호구다. 스피드 발차기만 시킨 쪽이 유리했다. 또 훈련 방식을 바꾸어야한다(G코치)”, “7월에 입촌 예정이다. 과연 3개월 만에 강도감지호구가 아닌 WTF 공인 호구에 선수,지도자들이 익숙해 질수 있을까(E코치).”
세 번째로 회원국으로서의 본분을 지켜야한다는 우려다. “종주국 아성이 WTF에 먹히는 시대가 아니다. KTA는 일개 회원국일 뿐이다(K감독)” “올해 초 KTA가 WTF와 어느 정도 경기 규칙을 맞추어 가겠다고 말했지만 태권도 경기의 핵심인 판정의 통일을 이루지는 못했다(S코치)” “WTF와 KTA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소통이 안됐고, 갈등이 생겨 발생한 일이다(B감독)” “중요한 건 KTA의 노력 부족이다. 얼마의 시간이 걸리던 WTF의 공인 호구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M코치)” “완성품을 가지고 해도 시원치 않은 판국에 2년간 또 선수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K감독).”
이 모든 비판에 대해 KTA의 양진방 사무총장은 “WTF가 공인한 전자호구로는 종주국 수준급의 선수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강도감지호구를 사용해 우수선수를 정확하게 뽑아 놓으면, 어떤 전자호구를 사용하던지 상관없다. 90% 완성된 전자호구가 아니라면 어떤 대륙연맹도 회원국들도 다른 전자호구로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것”이라는 강경원칙을 내놓는다. 물론 WTF가 KTA(1962년)를 모체로 1973년에 창설된 것이기는 하나, KTA의 이런 강경일변도가 다수의 지도자들과 선수들을 이해시키는 데는 솔직히 버거워 보인다.
2008년 제18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출전 최초로 남녀 종합순위 4위. 2009년 덴마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대한민국 19회 연속 동반우승 달성 실패. 2010년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대한민국 출전 사상 첫 종합 2위라는 아주 놀랄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KTA. 이런 KTA를 두고 지도자들은 'KTA 집행부의 총체적 부실'이라고 꼬집는다. WTF는 앞선 경기들이 끝난 직후 ‘태권도가 평준화 됐다’며 좋아했고, KTA는 놀란 가슴 진정시키며 강도감지호구로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 2010년 태권도계의 판세다.
선발전 종료 직후 “선수들 눈에서 눈물 나게 하지 마라”는 모 실업팀 감독의 말과, “강도감지호구 역시 복불복이었다. 이제 모든 경기는 '운칠기삼'이 되는가”라는 말을 KTA는 새겨들어야한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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