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A, 강도감지호구 ‘불신, 혼란’ 떠안고 선발전 강행

이상 부위 득점, 심판 불신 재 점화, 선수 혼란 / KTA "타 전자호구론 선수 선발 불가"

22일 열린 2010 국가대표선발최종대회 현장
“정강이, 무릎 등의 공격 시에 사각지대의 심판들이 강도만을 느끼고 실수를 하기도 했다”
“진동을 느낀 부심이 채점기를 누르기까지의 시간은 마지막 1초를 남겨놓고는 불가능했다”
“국내외 대회에서 사용되는 호구가 각기 달라 선수, 지도자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23일 충북 제천에서 막을 내린 2010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에서 강도감지호구 사용에 따른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큰 맥락에서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재점화’ 됐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복사뼈 이상의 발 부위를 이용한 공격이 자주 득점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총 세 명의 부심 중 2명이 눌러야만 득점이 되는 상황에서 사각지역의 부심들이 채점기 진동의 압박을 받고 득점 버튼을 누르게 됐다는 것이다. 최정호 심판위원장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한 심판들에게 진동이 전달되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는 점수를 누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야기시켰다”고 말했다. 선발전에 참가한 KTA 김 모 상임심판 역시 “복사뼈 위 부위를 통한 득점이 표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2010년 KTA 경기규칙 제11조, (1)허용기술(발기술)에서 복사뼈 이하의 발 부위를 이용한 공격’의 규정과도 맞지 않는 것이다. 양진방 사무총장이 “일반 호구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라고 답하지만 뻔히 보이는 오류를 이전 일반호구 때의 확률과 비교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태권도 경기에 ‘1초의 미학’이 사라진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한 방으로 역전을 이룰 수도 있는 마지막 회전 종료 1초를 남겨 두고의 득점이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판의 정확한 판정을 돕겠다던 반자동시스템인 강도감지호구의 타격 이후 진동 전달, 부심의 채점버튼 누르기까지 전 과정이 1.5초의 시간을 훌쩍 넘겨버린다는 것이다. KTA의 한 고위 임원은 “모 실업팀의 경기에서 실제 이런 사례가 발생했다. 마지막 종료 부저와 동시에 터져 나오는 발차기가 점수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선 두 상황들이 강도감지호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또 다시 심판을 향한 불신을 가져왔으며, 결국 승패와 상관없이 상당수의 지도자와 선수들로부터 ‘태권도 경기가 장난이 가능해졌다’는 의심을 낳게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혼란’이다. 아시안게임에서의 사용이 유력시 되는 세계태권도연맹의 공인 전자호구가 아닌 비 공인 제품인 강도감지호구를 사용한 데 따른 것이다. 선발전에 참가한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불만은 거셌다. “외국선수들은 벌써부터 공인 제품을 구입해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대비한다. 이번 선발전에서의 김준태(성남시청) 경기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김준태는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번 선발전 남자 -73kg급에서는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선발전에서 김준태를 꺾은 장경훈(수성구청)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왜 KTA가 국외의 흐름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K실업팀 감독)” “국내에서 강도감지호구를 많이 사용해 본 대학, 고등부 선수들이 유리하다. 국제 대회 출전하는 유명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된 선발전이었다(2009년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호구가 쓰이는 곳이 제각각이다. 국내, 국외 경기 따로 사용되는 호구에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모 시청 팀 감독).”
이런 우려에 대해 KTA는 우선 강도감지호구로 우수 선수를 뽑아 놓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상당수 선수와 지도자들이 선발전에서의 ‘강도감지호구’ 사용을 우려했지만 KTA는 “타 전자호구로는 수준급의 종주국 선수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며 귀를 닫았다. WTF의 공인을 받은 기존 라저스트나 대도의 전자호구로는 종주국 우수 선수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KTA측은 “우선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뽑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기존 전자호구로는 수준급의 경기를 펼치는 한국 선수들을 만족시킬 수가 없다. 일단 선발해 놓고 차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사용될 전자호구가 확정되면 그때 적응 훈련을 시켜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선 우수선수선발, 후 전자호구 적응’이 오는 11월 열리는 제16회 아시안게임에 출전 대표선수를 파견하는 KTA의 공식 입장이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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