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우 칼럼] 한국 합기도 바로 알기 (1부)

대한합기도경기연맹 진성우 전무이사
제가 태어난 곳이 합기도 도장입니다. 현재 몇분 안 되는 한국합기도계의 원로이신 아버님의 아들로 도장에서 태어나 도장을 놀이터 삼아 놀았습니다. 제가 5살이 되던 해에 도복을 입고 합기도계에 정식 입문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수많은 대회와 연수교육, 시범을 한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전국을 여행 다니듯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면서 합기도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합기도의 자만심은 국내에 처음으로 합기도전공이 개설된 4년제 대학교(현 Y대학교)를 입학하게 되면서 점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그 당시 합기도 외의 종목을 배운다는 것, 다른 관과 교류를 한다는 것 등은 배신과도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종목, 관의 무술을 접하기가 매우 힘든 시대였습니다. 학교에서 여러 종목의 무도를 접하고 전공분야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쌓아가면서 한국합기도의 현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충격에빠져 오랜 시간 한국의 합기도를 원망했습니다. 그 원망을 핑계로 군입대를 하였고 새로운 환경의 군생활(수도방위사령부 30개월)이 저에게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갖게 했습니다.
이러한 시기는 한국합기도의 잘못된 진실을 바로잡고 정체성을 찾는 것이 합기도인들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태어난 도장은 51년이나 되었고, 제가 도복을 입은 지도 4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제가 지켜본 40년의 시간과 세월동안 한국 합기도는 많은 변화와 시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체성에 대한 연구는 한국 합기도의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합기도인의 한사람으로서 한국합기도의 정체성을 찾는 연구가 진정한 발전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며 연구과정과 그 결과를 통하여 새로운 개혁의 시기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그 연구 과정에 필요한 첫 번째 과정입니다. 한국 합기도의 현황입니다.
1. 한국합기도의 현황
신체문화의 전통은 그 나라의 역사적 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즉 전쟁, 문화, 풍속, 지역성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동양 삼국의 무술과 같이 역사적으로 생존을 위한 격투방법에 의해서 형성된 것은 어느 민족 어느 나라든 존재하였습니다. 이러한 신체문화는 과거의 전쟁수단 내지는 개인의 호신위주의 안전에서 벗어나 인간 삶의 질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신체교육을 도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동양 삼국의 무술은 기나긴 역사 속에서 발전 및 변천되어 하나의 신체문화로서 격투기술과 함께 여러 가지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게 된 것입니다. 즉, 이러한 동양 삼국의 격투무술은 신체교육을 통해 무술·무예·무도로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무도의 신체교육은 정신적·육체적·윤리적·심미적·심리적 등을 다룬 신체학문입니다. 이 신체학문은 유·불·선의 근본을 두고 있으며, 올바른 인간의 자아를 형성하는데 무도교육의 의의와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동양 삼국 중에서 한국의 전통무예는 과거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계승·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무예의 가장 큰 관심영역은 국가정책에 의한 전통무예의 장려정책입니다. 즉, 이에 따른 전통무예진흥법(2008.3.28)이 제정되어 국가가 법적으로 전통무예를 지원·육성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회 문화 속에서 하나의 신체문화로 자리 잡은 무술·무예·무도는 신체 및 인격을 육성하는 교육적 역할과 현대사회에 적응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기술적 가치로 인정받아 발전하기 위해서 경기화로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여러 종목들이 무도스포츠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현재 이러한 중심에 서 있는 한국합기도의 저변인구는 태권도 다음으로 가장 많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전통무예종목입니다.
특히, 한국합기도는 무예적 요소와 계보의 전통성이 남아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무예로 가장 큰 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합기도의 규모는 대표적인 각 협회에 가입된 도장의 수로 추정할 수 있으며 국내 합기도 단체 중 가장 큰 규모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단체인 대한합기도협회, 대한기도회, 대한신무합기도협회, 재남무술원(국제연맹합기회), 국민생활체육전국합기도연합회 등의 발표된 자료와 조사에 의하면 국내 합기도 도장의 전체 수는 약 2,820여개로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개 자료는 각 협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자료뿐만 아니라,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소규모 단체들의 가입 도장수와 도장에서 협회에 중복 가입되었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국내외의 합기도 수련인구는 수백만 명에 이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8년 12월말 기준으로 각 시·도(시·군·구)에 등록·신고 된 체육시설업을 종합·집계 한 자료를 보면 체육도장업이 13,026개로 조사되어 있습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추정 할 때, 체육도장업에서 합기도 사설도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7.80%로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특성에 따라 단체를 구분하면 경기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는 사단법인 대한합기도경기연맹(구 한국대학합기도연맹)과 국민생활체육회에 등록된 국민생활체육 전국합기도연합회(16개 시도연합회)가 있으며 단증을 발급하는 법인체로는 51개(재단법인 1개, 사단법인 50개) 등의 합기도 단체가 있습니다.
특히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로는 사단법인 대한합기도총연맹이 있습니다. 즉, 국내 합기도 단체는 경기단체 2개, 단증을 발급하는 법인체 51개,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1개로 54개 등의 단체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단체로 보면 유일하게 사단법인 대한합기도경기연맹 (구 한국대학합기도경기연맹)에 단체 등록된 합기도를 전공과목으로 하고 있는 14개의 대학교 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합기도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특수목적 수행이 절대적인 군, 경찰, 국가정보원, 대통령실 경호처 등의 정부기관과 수사기관, 사설 경호·경비업체에서 실무교육의 과목으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합기도의 외부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합기도계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합기도 역사의 모호성과 신비주의 등의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한국합기도의 문제제기는 한국 합기도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한국합기도의 정체성에 따른 불명확성은 홍보 및 인식기회의 부족, 유사단체의 난립, 무분별한 법인체의 증가, 그리고 공신력이 없는 수준이하의 대회 및 행사의 증가 등이 문제점들을 초래하였습니다.(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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