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달 사퇴 배경, 국기원 정상화 98% 갔지만… 헌소 때문에

박창달 KFF 총재가 국기원 이사장실에서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98% 수준이었는데, 아쉽네요.” 9일 국기원 이사장직 사표를 낸 박창달(64)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최측근 A(익명)씨의 말이다. 박 총재가 국기원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중간조절자 입장에서 98% 수준의 합의점을 도출했는데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A씨가 밝히는 박 총재 이사장직 사퇴의 결정적인 이유는 국기원에 대한 ‘신뢰감 상실’이었다. 결정적 계기는 국기원이 3월 22일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태권도진흥법에 대해 헌법소원 및 태권도진흥법 개정안 법률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하 헌소)’이었다. 당시 정황을 A씨는 “박 총재는 국기원측의 헌소 제출 사실을 전해 듣고 상당히 실망했다”고 전했다.
바로 이 헌소가 박 총재가 국기원을 떠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는 것이다. 헌소 제출 당시 청구인은 ‘재단법인 국기원 외 15’. 여기에 청구인 명단에 두 번째로 ‘2. 박창달’이라는 이름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박 총재를 ‘反정부투쟁’의 모양새로 비쳐지게 했다는 설명이다. 2007년 이명박 후보 특보단장과 2008년 제17대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상임 자문위원을 지낸 ‘MB맨’ 박창달에게는 현 정부와 대립 구도를 이루게 되는 아이로니컬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A씨는 당시를 “4월 9일 국기원 사퇴를 결심하기까지 이후 박 총재가 헌소 청구인 명단에 자신을 빼줄 것을 요구했지만, 국기원측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2월 18일에 태권도진흥법 개정 법률안이 통과된 이후 국기원이 4월 17일까지 정관을 제출하라는 문화부의 요구에 국기원 인사들이 불안에 빠져 조급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헌소로 인해 문화부와의 대화 명분이 사라진 것도 박 총재의 고민거리였다. 헌소 제기로 문화부가 박 총재를 ‘겉으론 문화부와 대화하면서 속으로는 헌법소원을 준비시킨 인사’라는 오인을 받게 했다는 것이다. “명분 없는 전투에 장수(박창달)가 나설 수 없었다”는 것이 A씨의 전언이다.
3월 18일까지만 해도 박 총재는 “사퇴를 생각해 본 적 없다. 문화부 국장과 차관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들었다. 유인촌 장관과 개인적으로 상당히 잘 아는 사이다. 대화로 풀어나갈 것”이라며 사태 해결을 자신했다. 하지만 이 모든 각오는 헌소 ‘한 방’으로 사라졌다.
A씨는 박 총재가 국기원 이사장직 사퇴를 앞두고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앞일에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국기원 정상화를 이뤄 태권도계에 어느 정도 족적을 남기고자 했는데 마음이 아프네요.” 아직도 박 총재는 헌소 청구인 명단에 올라있다. 이승완 국기원장은 청구인 명단에서 빠져있다.
[무카스 =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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