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구의 TNT] 2m 니어도 열 번 찍으니 넘어 가더라

강상구 관장(왼쪽)이 니어에게 TNT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의 지하철에서 나오면 아주머니, 학생 할 것 없이 받기 싫은 전단지를 손에 꼭 쥐어주는 장면을 자주 봤습니다. 살면서 하기 싫은데, 듣기 싫은데 이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많죠. 정말 밉상입니다. 제가 아는 개인지도 수련생 중에 한 명이 아마 저를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지난 2009년 5월, 두 아이의 수련을 뒤에서 지켜보던 한 남성의 이야기입니다.
저녁 7시 정도 됐을까요. 평소와 다름없이 마이애미 비치 Sang's martial arts TNT 도장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교육하고 있는데, 출입문 바로 우측에 마련된 관람석에 여러 학부형들 가운데 키가 커다란 남자 한 분이 눈에 띠었습니다. 보통 체격이 아니었던지라 관심이 계속신경이 쓰이더군요.
수업이 끝난 뒤 보니, 5살, 6살 된 수련생의 아버지 니어 번스타인(43)이었습니다. 과거 전직 NCAA리그에 출전할 정도로 유명했던 농구 선수였습니다. 앉아 있을 때와 서서 저와 얘기를 나눌 때의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였죠. 정말 엄청나게 컸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분을 개인지도 수련생으로 가입시켜야겠다. 이 정도의 큰 키의 사람이 TNT를 하는 모습 자체만으로 주변의 관심을 끌 수 있어.” 그때부터 저는 매일 번스타인을 볼 때마다 말했습니다. “주말에 TNT 체험 해봐라.” 그렇게 두 달을 만날 때마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번스타인은 “너무 바빠서요” “일이 많아서요”라며 피하기 일쑤였죠. 나중에는 아주 저를 외판원 대하듯 쳐다보더군요. 곰곰이 생각해봤죠. 큰 키, 농구, 운동 제 머리 속 퍼즐의 조각을 하나 둘씩 맞추어 보다가 문득 카림 압둘 자바(63)라는 NBA의 전설적인 센터가 떠올랐습니다.
다음 날 니어에게 말했습니다. “니어, NBA에 카림 압둘자바 알아요? 그 분이 틈 날 때마다 무술수련을 했데요. 주먹지르고 발차기 하고요, 몰랐죠?” 니어가 말하기를 “정말요? 제가 엄청 존경하는 사람인데요.” 뭔가 반응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했죠. “이소룡 알죠? 부르스 리요. 그분과 압둘자바가 사망유희라는 영화에서 대결하기도 했어요.” 한참을 재밌게 웃고 떠들면서 얘기했습니다. 그러고 난 뒤, 아내 줄리(43,여)와 동반으로 연간 수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이죠.

줄리(왼쪽)의 수련 모습
예상대로 니어의 수련이 도장 수련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니어의 키가 200cm 정도인데, 제가 잡아주는 타깃을 한 번씩 찰 때마다 제 몸이 들썩였습니다. 발도 엄청나게 커서 타깃에 한번 맞았다 하면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소리가 컸습니다. 타깃을 잡은지 한 10분 정도만 지나면 양 팔이 부르르 떨릴 정도였습니다. 수련생들도 니어의 주변에서 눈이 휘둥그레져 쳐다보았습니다. 타깃을 잡는 저는 30cm 가량 차이가 나는 키 차이 때문에 까치발을 들고 같이 땀흘려야했습니다. 니어가 훈련하는 날이면 도장에 활기가 넘쳤죠. 왜냐구요?작은 체구의 사범이 장신의 니어를 컨트롤하면서 훈련시키는 장면이 너무 재밌어 보였던 것이죠. 도장에 어떤 부분이라도 특별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니까요.그렇게 수련하기를 수 개월이 지났고, 니어의 부인 줄리(43) 역시 지금도 TNT 수련 중입니다. 부인이 유명한 뇌 전문의 의사인데 몇일 전에 암 전문의사를 데려 왔습니다. 저희 도장에 현재 의사만 9명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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