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업] 눈을 보고 손을 잡고 안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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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희 원장이 지훈이와 사각 장애물 교육을 마친 뒤 손뼉을 마주치고있다
“지훈이 다른 데 보는구나(강명희 원장)” “....(김지훈)”
8일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9살 김지훈(가명)군과 포올운동발달센터 강명희 원장의 대화 내용이다. 강 원장의 질문에도 지훈이는 몇 번이고 묵묵부답이다. 지훈이의 눈에는 강 원장이 없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지훈이의 시선에는 초점이 없었다. 약 2분여를 어르고 달래 강 원장은 가까스로 눈을 마주치는 데 성공했다. “발달장애 아동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만 보려해요.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지 않습니다. 지훈이와 상하, 좌우 시선을 한 차례 맞추어 보는 것부터 교육은 시작됩니다.”
눈을 마주치고 난 다음 단계가 흥미롭다. 눈을 마주치고 약 10여초가 지났을까, 지훈이가 제자리에서 펄쩍 펄쩍 뛰기 시작했다. 강 원장과 아주 잠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을 뿐인데 지훈이는 급 흥분 상태에 빠져들었다. 괴성을 지르고 날뛰기를 약 3분여가 지났을까. 지훈이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가만히 무릎을 꿇고 앉은 채 미동조차 없던 강 원장의 얼굴을 지훈이가 쓰다듬었다. 이렇게 아주 잠시 지훈이가 조용해 진 틈을 타 강 원장이 지훈이의 손을 잡으며 “가자”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교육자는 기다려야합니다. 지훈이가 저의 얼굴을 만진다는 것은 관심을 얻기 위함입니다. 자기를 좀 보아 달라는 행동입니다”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교육자들의 보고, 듣고, 기다림의 발달 장애아 교육기초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강 원장과 지훈이가 손을 잡고 센터 내를 한 바퀴 돌았다. 이후 강 원장이 지훈이의 손을 잡은 채로 바닥에 놓여있는 폭 30cm, 높이 60cm의 7개의 사각 장애물을 두 발을 모아 뛰어 오르고, 내리고 하기를 반복했다. 강 원장이 “하나, 둘, 하나, 둘”하며 구령을 붙였고, 지훈이는 구령에 맞춰 깡총뜀을 뛰었다. 하나의 사각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강 원장이 “잘했어요. 참 잘했어요”를 연발했다. 도중에 지훈이가 조금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질라치면 움켜준 손을 더욱 꼭 잡고 낮고 무거운 어조로 “기다려, 지훈이 기다려야지”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지훈이가 마지막 사각 장애물을 통과했다. 강 원장은 “너무 너무 잘했어”라며 지훈이를 꼭 안아 줬다. 그런 다음 지훈이와 손뼉을 마주치며 “그것 봐, 지훈이 해냈지, 할 수 있잖아”라며 칭찬했다. 이렇게 하기를 세 차례 반복하고 난 뒤, 지훈이의 사각 장애물 훈련은 끝이 났다.
이어 강 원장이 지훈이의 귀에 대고 나지막히 속삭였다. 지난주 연재된 집중력 향상을 위한 도구 ‘평균대’와 사각 장애물 넘기까지의 과정을 차례대로 혼자 하도록 지시하는 과정이었다. “지훈아, 이번에는 평균대를 지나서 사각 장애물까지 넘어야해.” 지훈이를 뒤에서 꼭 껴 안은 채 그(지훈)의 손가락 두 개를 펴서 하나는 평균대, 다음은 장애물이라며 과제를 각인시켰다.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앞서 20여분간의 교육을 받은 지훈이는 이 과제를 훌륭히 수행했다. 강 원장이 “사랑해요, 훌륭해요”라고 말하자 이내 지훈이가 방긋 웃으며 강 원장에게 안겼다. 지훈이가 내가 아닌 '너'라는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이다.
강 원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아이의 행동과 결과에 반응을 보이는 것, 이 반응을 스킨십을 통해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발달장애아 교육의 핵심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약 한 시간여 동안 지훈이의 개인 교습을 본 어머니 김미희(34,가명)씨는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취재진에게 이런 말을 하나했다. “센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왜 그동안 지훈이에게 이렇게 사랑스럽게 못대했을까라고 후회했어요. 다그치고 윽박지르기를 반복했었죠. 하지만 강 원장의 교육 과정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아이에게 관심과 더 큰 ‘사랑’이 필요했다는 것을요.”
[무카스 =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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