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K-1의 식어가는 열기, 이유는?
주목을 끌만한 선수도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도 없었다. 하나 있다면 바다 하리(26,모로코)의 등장 정도? 이렇게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대회는 격투팬들에게 공허함을 안겨준 채 막을 내렸다.
지난 2008년도 초부터 K1의 ‘세대교체’, ‘젊은 피 수혈’ 등의 많은 이야기들이 나돌았지만, ‘이번에도 하리가 K1을 살렸다’는 말이 나오고야 말았다. 30대 26으로 판정승을 해도 하리의 한방 한방에 관중들을 탄성을 내질렀다.

사진 오른쪽 슈퍼헤비급 챔피언 세미슐트와헤비급챔피언 쿄토로
FEG가 이번 ‘K-1 월드그랑프리’에 내민 카드는 -100kg 헤비급 타이틀 매치에 피터 아츠(39,네덜란드)와 쿄타로(23,일본), +100Kg헤비급 타이틀 매치에 세미 슐트(36,네덜랜드)와 에롤 짐머맨(23, 네덜란드) 또 바다 하리(25,모로코)와 알렉세이 이그나쇼프(32,벨라루스)의 헤비급 원매치 경기였다.
이름만 대면 다들 아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음에도 K-1의 열기가 식어가는 이유는 뭘까.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이제 서서 싸우는 기술의 한계가 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요인이다. 더욱이 포인트에 초점을 맞춰 선수들의 경기력까지 점차 변화해 위상 추락을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닥난 스탠딩 기술에서 점수 위주의 경기까지 펼치니 팬들의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사실 90대 후반부터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마이크 베르나르도(남아공), 제롬 르 밴너(프랑스), 레이 세포(뉴질랜드), 마크 헌터(뉴질랜드)등의 복싱스타일 파이터들의 화끈한 난타전에 이은 KO 퍼레이드도 없어진 지 오래다. 단적인 예로 거인 세미 슐츠가 5회의 K-1월드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하면서 상당수 격투팬들은 “슐츠 때문에 재미없어서 못 보겠다”며 채널을 돌리기까지 한다. 물론 슐츠가 가라테 기술을 기반으로 신장 212cm 몸무게 126kg라는 신이 내린 몸을 앞세워 KO승을 거둔건 사실이지만, 그의 승리는 기술적 우위라는 인상보다는 체격조건이라는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종(종합)격투기 시장의 메이저리그인 UFC의 강세는 K-1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이제 입식타격과 그라운드 기술(태클, 관절꺽기, 조르기)의 종합 선물세트인 UFC를 보는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K-1의 경기 수준이 너무 낮아 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다니가와 사다하루 대표와 창설자 이시이 카즈요시와의 알력 싸움, 그에 따른 대주주 이시이의 내정 간섭 등에 더해K-1의 재정상황 악화 소식까지 더해졌다. 선수와 직원들의 임금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지난 2008년 9월 'K-1 월드그랑프리 2008 파이널 16' 최홍만과 바다 하리의 경기 직후 K-1주최사인 FEG의 타니가와 대표는 '의미 있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보다 한국 팬들의 환호가 더욱 뜨겁다.” 이 말은 K-1의 깊은 고민을 느끼게 해준다. K-1이 복싱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된다. 올해 반드시 등 돌린 격투팬들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K-1의 처방전이 나와야한다.
[무카스 = 김현길 수습기자 / press03@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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