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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애들은 못 말려"

발을 연신 뻗어보지만 허공만 가를 뿐


아픈가보다.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고 온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숨이 가쁜 듯 연신 색색거리며 호흡을 조절하고 있었다. 수건을 들고 다가온 코치에게 얼굴에 흐르는 땀을 맡기고 앉아 있는 인도네시아의 한 어린 선수. 경기장 반대편 의자에 앉아있는 한국의 상대선수를 계속적으로 흘깃거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헤드기어를 쓰고는 코트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이윽고 주심의 시작신호가 떨어졌고 기합을 한껏 넣으며 상대를 향해 거세게 돌진했다. 난타전이었다. 도대체 누가 공격을 하고 있고 어디를 공격했는지도 분간할 수 없었다. 양 선수는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는 발을 연신 뻗어보지만 허공만 가를 뿐, 이내 지쳐 같이 쓰러지고 말았다.

결국 게임에서 진 인도네시아의 어린 선수는 코트에서 내려오자마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게임에 져서 억울해서일까 아니면 맞아서 아파서일까? 하지만, 옆에 서 있던 코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 선수를 토닥거렸다. 그리고는 상대선수를 불러 악수를 시켰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 선수는 눈물을 거두고는 이내 악수를 하고 나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경기장을 나섰다.

어느 누구랄 것 없이 게임이 끝나면 여기저기에서 우는 아이들이 속출하는 등 보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태권도를 한다기보다는 서로 밀치다가 넘어지고, 넘어지고 나서도 일어나는데 한참 걸리고, 자신의 발차기에 상대선수가 넘어져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자 오히려 더 어쩔 줄을 몰라하는 아이, 어느 누구랄 것 없이 게임이 끝나면 여기저기에서 우는 아이들이 속출하는 등 보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겨우 7-8살 밖에 되지 않는 아이들이 선수라고 코트에 서 있는 자체가 어른들에게는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다.

그러나 이러한 관중들의 웃음과는 반대로 아이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진지했다. 바로 있을 자신의 경기를 기다리면서 코트 위에서 펼쳐지는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열심히 지켜보는가 하면, 잠깐 동안의 휴식시간 동안에도 코치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안으려는 진지한 눈빛이 날카로웠다. 경기장 주변에는 여기저기에서 발 차기 연습을 하는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코트로 올라가기 전 두 주먹을 불끈 쥔 아이들의 눈빛은 그저 귀엽게만 바라보기에는 너무도 진지하고 단호했다.

코리아오픈이 벌어졌던 3일 동안, 어린 선수들은 성인선수들에 못지 않은 태권도에 대한 열정과 게임에 대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막 시합을 마쳤는지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경기장을 나오는 멕시코 여자아이가 눈에 띄었다. 그 아이 역시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기자가 사진을 찍자고 하자 갑자기 여자아이는 헝클어진 머리를 다듬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멕시코코치는 다가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She is little but She is a girl"

코리아오픈이 벌어졌던 3일 동안, 어린 선수들은 성인선수들에 못지 않은 태권도에 대한 열정과 게임에 대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매 게임에는 성인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함과, 열정, 그리고 맑은 웃음과 울음이 터져 나와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 한 구석을 따뜻하게 했다. 다가오는 새 천년 태권도 계의 미래에 희망이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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